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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새 주인찾기 나섰지만···사모펀드 외 관심도 낮아

이스타항공 새 주인찾기 나섰지만···사모펀드 외 관심도 낮아

등록 2020.08.31 12:42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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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0월 중 법정관리 신청 계획DIP로 우선 현금 마련···AOC 재획득 구상원매자와 인수대금 이견, 인력감축도 난항일각선 일부 알짜 운수권 반납 가능성 거론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으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투자의향서(LOI)를 배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절차를 거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우려는 여전히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막대한 부채를 놓고 투자자들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력감축과 항공운항증명(AOC) 회복 등 어느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없다.

31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8일 매각 주간사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 실무자들과 킥오프 회의를 가졌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회의 내용과 그동안의 회계 실사 등을 기반으로 이번주 중 잠재 매수자들에 투자의향서(티저레터)를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티저레터는 말 그대로 투자 참여를 제안하는 안내문이다. 이번 딜에 관심을 가질만한 투자자들에게 인수전 참가 의향을 묻는 절차라고 볼 수 있다.

시장에 따르면 현재 대형 사모펀드(PEF)와 중견기업 등 4~5곳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들 중에는 항공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곳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티저레터 발송 후 예비입찰을 거쳐 우협을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늦어도 10월 중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를 밟게 될 경우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 등으로 현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스타항공은 DIP 파이낸싱 차입 현금으로 AOC를 재획득하고, 10~11월 중으로 일부 국내선 운항을 재개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문제는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스타항공의 부채다. 일부 원매자는 부채 규모를 이유로 인수대금 책정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의 현금 투입이 절실한 이스타항공과 이견이 클 수밖에 없다.

앞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대금은 545억원이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정도 규모의 현금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

이스타항공은 조업사와 정유사 등 미지급금을 갚아야 하는 채권자들과도 의견 조율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적으로 고정비 절감을 위해 추진 중인 여러가지 자구안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추진 중이다.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직원 1600여명 중 올해 상반기에만 500여명을 감축한 데 이어 추가로 700여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희망퇴직이 완료되면 이스타항공 직원수는 400여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직원 참여율은 저조하다. 현재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수는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200여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희망퇴직할 경우 체불임금을 우선 변제하고 통상임금 1개월 분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회유책을 내놨다. 또 경영환경이 정상화되면 이들을 우선 재고용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지만, 직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결국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7일 정리해고 대상자를 통보하고 10월6일 해고할 계획이지만, 직원들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운용 기재는 대폭 줄이기로 했다. 올 상반기에 항공기 9대를 반납한 이스타항공은 추가로 8대를 반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6대의 기재만 운영하기로 했는데, 이에 필요한 인력은 대당 65여명이다.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직원 400여명과 일맥상통한다.

이스타항공은 우선 법정관리 신청 후 DIP 차입으로 AOC를 재발급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전노선 셧다운(운항중단)으로 5월 AOC 효력이 중단됐다. 이를 위해선 약 2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DIP 파DL낸싱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항공업황이 침체된 만큼 실제 현금 융통으로 이어질지는 속단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운수권 일부 반납 등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AOC 재발급을 신청할 경우, 통상 3개월 가량 소요되는 기간을 최소 3주 이내로 단축시키기로 약속했다.

반면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의 경우 AOC 발급이 이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0월 AOC를 신청했지만, 약 10개월 가량 넘게 AOC 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국토부의 이스타항공 돕기 움직임이 특혜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를 감안할 때, 국토부가 형평성을 이유로 황금 노선과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률 회수)의 일부 회수를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토부는 올해 항공사들이 미사용한 운수권과 슬롯 회수를 유예하기로 했다. 항공법에 따르면 운수권의 경우 연간 20주 미만, 슬롯은 80% 미만 이면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예외 적용된다.

더욱이 이스타항공이 국내선 운항 재개에 나서더라도, 국제선은 재개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 당장 내년부터 신규 기재를 도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운용 기재 부족에 따라 운수권 미사용이 적체되는 만큼, 알짜 운수권 반납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편,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지는 분위기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1대 신규등록 국회의원 175명의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의 재산은 212억6700만원이다. 이 의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이스타항공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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