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분 매각 이행 위한 수요조사 개시여건상 올해 안에 지분 5~7% 처분 필요계획대로 팔자니 주가 낮아 정부에 손해시장 신뢰 고려한다면 매각 계획 지켜야당국 “1만원대까지 올라와주길 바랄 뿐”
정부는 지난해 6월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정부 보유 잔여 지분을 모두 처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100% 지분을 쥐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현재 17.25%의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때 한빛은행(우리은행 전신) 등 금융기관의 부실을 정리하고자 약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2001년 탄생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은 모두 정부가 취득했다. 이후 우리금융은 꾸준히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추진했다.
지난 2016년 1차 민영화 과정에서 민간 금융회사 과점 주주들에게 29.7%의 지분을 쪼개 팔았고 2017년에는 콜옵션을 행사한 주주사들에 2.94%를 추가로 매각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올해 하반기부터 지분 매각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매각에 착수한다”고 밝히고 오는 2022년까지 총 2~3회에 걸쳐 지분을 분산 매각한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한 회차당 처분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은 10%(약 1246만주)다. 여건을 고려한다면 올해 안에 5~7%의 지분을 처리해야 앞으로의 여정이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다.
예보는 우리금융 지분 처분에 대한 실행 준비 차원에서 잔여 지분 매각 수요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미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JP모건 등을 매각 주관사로 잡고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 물색에 착수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지분을 사갈 만한 잠재적 수요를 알아보는 조사일 뿐 정확히 얼마의 지분을 언제 매각하겠다는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마땅한 수요가 없다면 매각 계획이 조정될 수도 있겠지만 되도록 기존 계획이 준수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정부의 우리금융 지분 매각 절차는 사실상 출발선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정부의 고민이 문제다. 턱없이 낮은 우리금융의 주가 탓에 그동안 쏟아부은 공적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이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가 앞으로 회수해야 하는 우리금융 관련 공적자금 원금은 약 1조7000억원 정도다. 이를 온전히 건져내려면 우리금융 주가가 최소한 1만2300원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주가는 정부의 기대치보다 아래에 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 시기 은행주가 한꺼번에 떨어졌을 때 6000원대까지 추락했던 우리금융 주가는 아직 8000원대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8일 거래 역시 지난 7일보다 30원 오른 8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폭 조정을 받아 9000원대에서 매각이 이뤄진다고 해도 정부 처지에서는 상당한 손해가 발생한다. 향후 주가가 반등해서 정부의 기대치까지 오른다면 다행이겠지만 최근의 주가 추이를 고려한다면 1만3000원대까지 단기 반등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정부의 손을 떠나 완전한 민영 금융회사로 성장하길 원하기 때문에 빠른 지분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올해에만 네 차례에 걸쳐 2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지만 약발이 신통치 않다.
지분을 얼른 팔아야 하지만 충분치 못한 시장 여건에 금융당국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그렇다고 기존의 계획을 다시 엎을 수도 없다. 우리금융과 주주, 국민을 상대로 했던 약속을 스스로 깨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손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선까지 우리금융 주가가 오르길 바라는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말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올해 우리금융 주가의 기대치는 주당 1만원대”라며 “1만원대까지 오르고 우리금융의 실적이 향상된다면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도 충분한 만큼 장기적 시각에서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