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호텔 2개로 늘어···시장 공략 본격화글로벌기업 본사 많아···비즈니스 수요 회복 기대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오는 24일 미국 본토 내 두 번째 호텔인 롯데호텔 시애틀(LOTTE HOTEL Seattle)을 오픈한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롯데호텔이 지난해 말 미국계 사모펀드 스탁브릿지(Stock Bridge)로부터 인수한 럭셔리 호텔이다. 롯데호텔은 이 호텔을 하나금융투자의 공동 투자로 인수해 직접 매입보다 부담이 적은 자산 경량화(Asset-Light) 전략을 선택했다. 인수금액은 1억7500만 달러다.
롯데호텔은 이 호텔을 위탁 운영한다.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인 시애틀의 업무중심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가 있는 5번가에 위치해 있다. 미국 최초의 예배당을 개조한 3층 규모의 교회를 연회장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롯데호텔은 당초 이 호텔을 지난 6월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개관 일정을 약 3개월 여 미뤘다. 일부에서는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다시 한 번 일정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롯데호텔은 일정을 더 연기하는 대신 정상 개관을 하기로 했다. 특히 일부 객실과 객장만 여는 게 아니라 전면 개관을 선택했다. 시애틀이 관광 수요 외에 비즈니스 수요도 강한 지역인 만큼 수요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롯데호텔 인근에는 아마존,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이미 롯데호텔 인근의 경쟁 호텔인 포시즌스, 페어몬트, 하얏트, W 등이 일부 정상 운영에 들어가는 등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호텔 시애틀의 객실수가 189실로 중형급 호텔인 만큼 전면 개관의 리스크와 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애틀 호텔 오픈을 강행하는 것은 그 만큼 호텔사업을 정상화 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하다는 반증이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 시애틀을 통해 미국 공략을 본격화 한다는 구상이다. 롯데호텔은 2014년 6월 롯데호텔괌(Lotte Hotel Guam), 2015년 8월 롯데뉴욕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 개관을 통해 두 개의 미국 호텔을 보유 중이나 서부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본토 내 호텔도 롯데뉴욕팰리스와 함께 두 개로 늘어난다.
시애틀 호텔 오픈 외에도 미국 내 호텔사업 정상화도 돌입한다. 현재 롯데뉴욕팰리스는 정상 가동에 들어갔으며 롯데호텔괌 역시 다음주 예약을 받고 있다.
롯데호텔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매출액이 9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늘었고 영업손실도 392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이며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이 24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9%나 줄었고 영업손실은 1928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호텔업에 대한 신 회장의 관심은 각별하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수합병(M&A)를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객실 3만개를 확충하겠다”고 말하며 호텔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신 회장은 책임경영을 위해 지난해 말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건설, 호텔롯데의 등기임원직에 사임하면서도 호텔롯데에서는 비등기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예정대로 부산 해운대의 6성급 호텔 시그니엘 부산을 개관하면서 직접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 시애틀의 인근에는 아마존, 스타벅스 등 포브스 500대 기업의 본사와 더불어 애플, 디즈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오피스가 인접해 있어 비즈니스 여행객들의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며 “동부 롯데뉴욕팰리스, 서부 롯데호텔 시애틀을 필두로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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