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실리콘 물적분할 후 美모멘티브와 합병 계획코로나 여파 모멘티브 970억 적자···수익성 고민사측 “경쟁력 강화·재무구조 개선 도모”
21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해외 종속회사인 미국 실리콘회사 모멘티브와 올해 12월 신규 설립하는 KCC실리콘을 합병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모멘티브는 지난해 KCC가 6000억원 이상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한 세계 2위 실리콘 업체로, KCC실리콘을 미국에 세운 투자회사인 MOM홀딩컴퍼니에 넘기는 작업을 추진한다.
앞서 KCC는 지난 17일 실리콘 사업 부문을 분사시켜 KCC실리콘을 신규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신설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로 진행된다. KCC실리콘 분할 기일은 12월 1일로 KCC는 미래에셋을 자문사로 선임해 KCC실리콘 지분을 100% 현물출자하고 MOM홀딩컴퍼니가 발행하는 신주를 받는 방식으로 합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CC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합병과 관련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KCC의 사업 재편 방향은 정몽진 회장이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을 덜고 장기적으론 실리콘 사업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KCC가 모멘티브 인수 이후 아직 연결 사업의 성과를 뚜렷하게 내지 못한 것도 실리콘 회사 합병 이후 수익성 잡기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KCC실리콘과 모멘티브가 합병하면 간접비 절감, 원가 경쟁력 확보, 판매망 확대 등 사업 측면에서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모멘티브 인수 후 수익성 악화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모멘티브 실리콘 소재는 자동차 부품, 전자 및 항공 분야 등 전방산업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준 코로나19 영향에 적자를 내고 있다.
KCC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모멘티브의 매출액은 1조2289억원, 영업손실은 972억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KCC 연결 매출액은 2조4999억원, 영업이익은 635억원이다.
KCC는 지난주 KCC실리콘 분할을 발표하면서 “지분 매각, 외부 투자유치, 전략적 사업 제휴, 기술 협력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일 모멘티브 수익성이 단기 회복되지 않으면 실리콘 합병사를 외부에 매각하는 방향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다만 이 경우엔 정몽진 회장이 실리콘 사업을 포기한다는 뜻이어서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업계에선 정몽진 회장의 계획대로 KCC의 실리콘 회사 합병 작업이 미국 투자법인(MOM홀딩컴퍼니) 2대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 SLJ 파트너스의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모멘티브 인수 작업은 SJL파트너스(50%), KCC(45%), 석영유리업체 원익QnC(5%) 등 3사 간 컨소시엄을 꾸려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인수계약 거래가 진행됐다.
올들어 KCC그룹은 정몽진·정몽익 형제 간 계열분리 작업을 공식화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은 차남인 정몽익 회장이 7월말 대표이사직을 내려두면서 KCC 경영을 독자 운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실리콘 사업은 분사시켜 글로벌 회사로 키우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차남인 정몽익 회장은 8월부터 KCC글라스 회장으로 선임됐고 KCC글라스(건축용 유리사업)와 코리아오토글라스(차량용 유리사업)가 합병하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정몽진 회장이 보유한 KCC글라스 지분 16.37%와 정몽익 회장이 보유한 KCC 지분 8.47%도 KCC글라스와 코리아오토글라스 합병 작업이 마치면 정리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막내인 정몽열 사장은 KCC건설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KCC건설은 KCC가 최대주주(36.03%)이며 정몽열 회장이 지분 29.9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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