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열풍에 코로나 호재 겹쳐 어닝 서프라이즈‘물 들어올 떄 노 젓자’ 상품군 늘리고 사업 다각화 신사업사내 스타트업이 연구하고 회사에 제안 신사업 연계까지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사내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사례 등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새로운 먹거리들을 구상하고 회사에 제안하는 형태다.
농심의 사내 스타트업은 신사업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팀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팀을 별도로 운영하며 연구하는 과정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거꾸로 회사에 제안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농심이 지난해 3월 선보인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자사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 논의된 사업이 실제 신사업으로까지 구체화 된 대표 성공사례다. 지난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 체중조절용 조제 식품 ‘밈5’(Meme5) 또한 사내 스타트업에서 아이디어를 낸 제품이다.
농심은 각 사업부문에서도 새로운 제품군에 손을 뻗고 있다. 중소기업 간만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숙취해소제 판매에 나선 것도 이 일환이다. 이는 농심이 보유한 전국 유통망에 숙취해소제를 공급하는 판매 대행을 의미한다. 농심은 간만세 측과 판매 시점과 물량을 논의하는 단계로 직접 생산하는 등의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 사업을 본격화한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도 농심이 새롭게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계열사 태경농산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대체육은 물론 냉동식품과 소스, 식물성 치즈까지 총 18개 제품을 먼저 선보였다. 태경농산은 주로 농심의 라면 스프에 사용되는 원재료 개발을 맡아왔는데, 수출용 노 미트(No Meat) 라면 스프를 제조하며 익힌 비건 식품 개발 노하우가 이번 브랜드 론칭에 큰 역할을 했다.
농심은 대체육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만큼 비건 브랜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 원 규모였던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30년 116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농심이 이처럼 신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해 본업인 라면 사업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단숨에 글로벌 무대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초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으로 인한 ‘짜파구리’ 히트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면서 라면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농심은 이 기회를 틈타 브랜드와 제품군 영역을 넓혀 글로벌 무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농심의 매출액을 2조6000억 원대, 영업이익은 1500억 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13%, 100% 증가한 수치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비건, 건기식, 사내스타트업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다”며 “소비자가 더욱 편리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농심의 R&D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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