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작년 말 日 블로그 개설···‘신동빈 흔들기’ 재개日 소송 지속하며 6월 롯데홀딩스 주총서 해임안 또 상정할듯
부친 신 명예회장이 이들의 분쟁으로 말년을 편하게 보내지 못한 데 이어 별세 후 1년이 지나도록 화해하지 못하고 있어 외부의 눈초리가 사나울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는 롯데그룹을 신 전 부회장이 더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개설한 일본 웹사이트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임’의 블로그를 지난해 12월 28일 개설했다.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임’은 지난 2015년 11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될 무렵 개설한 것으로 일본 롯데 전·현직 임직원들과 신 전 부회장이 함께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이트는 2019년 10월을 신동빈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 이후 잠시 운영이 멈췄다가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 안건을 상정하기 앞서 재개장했다.
해당 사이트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의 표 대결에서 패배한 이후인 7월 신 회장의 해임 소송을 제기한다는 공지 이후로 약 5개월간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해 말 이 사이트에 블로그가 새로이 개설된 것은 신 전 부회장이 올해도 신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을 지속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블로그 개설일 올라온 첫 게시물에는 “2020년 1월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롯데를 둘러싼 상황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지금의 롯데그룹의 상황은 경영권 문제가 발생할 당시부터 우려했던 대로 창업 정신을 소홀히 한 현 경영진 때문에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 “한국에서 실적 부진과 창사 이래 최초의 대규모 구조조정·폐점뿐만 아니라 기업 윤리에 관한 비판까지 매일 안타까운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말 일본 롯데 직원과 OB들을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블로그 첫 게시물에도 “우리 모임은 롯데 종업원, OB, 관계자들로부터 ‘롯데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하는 의견을 들었다”며 “롯데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모임으로서 정확한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온라인 사이트 활동을 개시한 만큼 일본에서 진행 중인 신 회장 해임 요구 소송을 지속하는 한편 올 6월 예정된 롯데홀딩스의 정기주총에서 또 한 번 표 대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은 올해로 벌써 6년차를 맞았다. 두 사람의 경영권 다툼 속에서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구조 논란, 일본 기업 논란,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태 연루와 오너 일가의 비리 혐의까지 터지며 유례없는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신 명예회장도 두 사람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신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에서 1년3개월만에 독대했으나 화해하지는 못했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여름에도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을 제출했으나 표 대결에서 또 패배했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6차례 신동빈 회장 해임안과 함께 본인의 이사직 복귀안을 걸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였으나 모두 패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올해 신 회장의 해임을 시도하더라도 신 회장의 경영권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그는 광윤사의 지분을 50%+1주를 보유 중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최대주주라는 의미다.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의 나머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 관계사, 임원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이들의 지분율과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을 합치면 53.9%에 달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를 지배 중이다.
그러나 신 회장의 경영권이 굳건한 것과 별개로 신 전 부회장이 도리어 롯데그룹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 지속으로 시간과 자원을 계속 낭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오는 19일 신격호 명예회장의 1주기를 겸해 새해를 한국에서 맞았다. 신동빈 회장은 1주기 당일 울산 선영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족간 만남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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