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시총 70% 뛸 동안···롯데 22% ‘찔끔’케미칼·호텔·면세점·백화점···계열사 줄줄이 실적 부진일본 불매·코로나19 직격탄···신동빈 “부진 털어내야”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롯데 계열사는 없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선 시총 33위에 오른 롯데케미칼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시총 10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롯데지주(80위), 롯데쇼핑(93위) 등 2곳만이 추가됐다.
반면 재계 빅4 기업들은 시총 30위권에 굵직한 이름들을 다수 올렸다. 삼성 계열사가 7개(전자·바이오로직스·SDI·물산·SDS·생명·전기)로 가장 많았고 SK 5개(하이닉스·이노베이션·지주사·텔레콤·바이오팜), LG 4개(화학·전자·생활건강·지주사), 현대차 3개(지주사·기아차·모비스)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룹사별 시총 추이를 살펴보면 롯데그룹의 부진은 더 눈에 띈다.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729조8228억원으로 1년 전(481조2031억원)보다 51.7% 늘었다. 같은 기간 LG(94.5%), 현대차(80.2%), SK(57.1%) 등도 몸집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반면 롯데그룹 시총은 18조82억원에서 22조1082억원으로 2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롯데 상장 계열사 9곳 중 작년 1월보다 시가총액이 늘어난 곳은 롯데정밀화학(47.5%), 롯데케미칼(54.4%), 롯데하이마트(39.7%), 롯데칠성(10.5%), 롯데지주(0.3%) 등 절반을 겨우 넘는다. 롯데제과(-21.5%), 롯데쇼핑(-1.7%), 롯데푸드(-6.4%), 롯데정보통신(-0.2%) 등 유통·식음료 계열사들은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롯데그룹의 근간인 유통 부문은 작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은 지난 2017년 2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뒤 2020년까지 4년째 적자 신세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점포 폐쇄와 구조조정 등 크고 작은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다.
그간 효자 역할을 해온 화학 부문도 흔들리고 있다. 매출의 90% 이상을 의존하는 석유·화학 부문은 작년 코로나9 등으로 인한 업황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추진하던 7조원 규모의 히타치케미칼 인수도 실패했다. 한때 화학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롯데케미칼과 경쟁하던 LG화학은 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성공해 현재는 코스피 시총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도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위해선 기업가치 극대화가 필수적인데 코로나19로 시기가 좋지 않기 때문.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81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급감했다. 영업적자도 4632억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호텔롯데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도 최근 2년간 혁신과 조직개편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 회의)에서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며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 및 R&D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기저효과와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롯데지주의 실적가시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호텔롯데 실적 회복과 IPO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호텔롯데 통합지주회사 체제 형성 가능성도 당분간 낮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