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두 아들 경영 수업 장남 기획·차남 신사업두 아들 보유지분 0% 지분 증여 절차 속도낼 듯300억 넘는 세금 부담 어떻게 해결할 지도 관심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마케팅전략본부와 기획본부를 합쳐 기획마케팅총괄본부를 신설했다.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 자리는 홍 상무가 맡게 됐다. 홍 상무는 기존에 마케팅전략본부장을 맡아 왔다.
남양유업은 홍두영 명예회장 타계 이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어느 정도 지키는 모양새다. 홍원식 회장은 홍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오다 지난 200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 남양유업은 전문경영인인 이광범 대표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지만 홍 회장이 단독으로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은 반수 이상이다. 홍 회장은 지분율 51.68%로 독보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이어 배우자인 이운경 씨가 0.89%, 동생 홍명식 씨 0.45%, 손자 홍승의 씨가 0.0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을 모두 합치면 53.08%에 달한다.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와 차남 홍범석 본부장은 보유 지분이 전무하다.
홍 회장의 올해 나이도 72세에 접어들어 남양유업은 승계를 진행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점이다. 게다가 두 아들은 회사 내부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홍진석 상무는 2017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후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홍범석 본부장은 남양유업이 신사업 발굴의 목적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디저트카페 브랜드 백미당을 이끌고 있다.
홍진석 상무와 홍범석 본부장 모두 요직에 있는 만큼 회사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실적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힘을 쏟는 중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로 실적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3분기는 매출액 2459억 원, 영업손실 14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억 원에서 146억 원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매출이 줄었으나 원가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고, 판관비도 지난해보다 4.1% 늘어 적자 기록 원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215억 원을 기록해 10년을 이어오던 남양유업의 ‘매출 1조’ 신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승계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남양유업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는 홍 회장 대신 쇄신을 진행할 ‘뉴페이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장남인 홍진석 상무를 중심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아들이 보유한 지분이 전무하고 증여세가 300억 원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식으로 승계 재원을 확보할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남양유업 지분율이 50%가 넘는 홍 회장의 지분을 증여나 상속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홍 회장이 보유한 지분(51.68%)은 지난 2월 5일 종가(29만5000원)기준 주식 가치가 약 1098억 원으로 집계된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 재산이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이면 증여재산이 20% 할증평가 된다.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초과하면 50% 세율이 붙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현재 홍 회장의 보유주식 과세표준은 659억 원에 세율 5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약 329억 원으로 추산된다. 홍진석 상무나 홍범석 본부장이 홍 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으려면 부담해야 할 증여세가 만만치 않은 규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상무는 최근까지 마케팅전략총괄과 기획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업무에서 변동사항은 없다”며 “승계와 관련해서는 회사 내부에서 어떤 얘기도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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