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농협, 주담대 우대금리 0.2~0.3%p 축소늘어난 가계대출 부담에 은행들 자구책 마련다른 시중은행들도 ‘도미노 인상’ 가능성 관측금융당국, 이달 중순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8일부터 신규취급분에 한해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축소한다. 신규 대출자에게 제공하던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는 없애고, 단기 변동금리 유형을 선택할 때 적용해주던 우대금리도 0.1%포인트 내린다.
앞서 신한은행은 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줄였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을 통한 대출도 중단한다.
MCI·MCG는 일종의 보험으로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주택에 적용된다. MCI·MCG를 적용해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한도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적용받지 못하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빨라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출 재원을 재조정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80조1258억원으로 전월(476조3689억원)보다 3조7579억원 늘었다.
특히 은행들은 한정된 재원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금의 배분 차원에서라도 가계대출을 조절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처럼 신한은행에 이어 농협은행도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자 나머지 은행들도 금리 조절 폭과 시기를 조율중이다. 대출 규제 수위를 높이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데다 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장 금리 중 미국 국채 등의 금리 상승세를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경제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자 최근 국내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두드러졌고, 이것이 시장 금리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이에 따라 미국과 국내 국채 금리도 오름세로 전환돼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업계는 주담대 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교적 대출금리가 낮고 한도는 많은 은행이 있다면 소비자들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도 한 은행이 신용대출을 조이자 소비자들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갔고, 거기서도 대출이 급증하는 바람에 이윽고 줄줄이 막혔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계속해서 대출 규제 고삐를 조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기준을 대출자 개인에게 적용하는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금리 인상이나 한도 축소를 결정한다”며 “지금은 아니더라도 추이를 보고 급격하게 대출이 늘어나면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