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없는데 돈 못넣어···지속가능한 사업성 담보돼야”“쌍용차 매각협상 전망 밝지 않아···노사 태도 안이해”
이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KDB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제도 설명회’를 통해 “창천불부고심인(蒼天不負苦心人)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며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투자자와 적극적으로 협상해서 뭔가를 끌어내고 이를 갖고 산은과 정부에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을 풍랑의 위협에서 침몰 직전에 처한 선박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난파 직전에는 선박과 선원은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고 버릴 것은 버려서 몸을 가볍게 해야 항구에 도착할 수 있다”며 “포기할 것은 다 포기하는 각오로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쌍용차는) 안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쌍용차의 P플랜에 대해 “순탄하게 가고 있지 않다”면서 “잠재적 투자자는 쌍용차 경영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굉장히 악화하고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쌍용차 투자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플랜에는 마힌드라가 감자를 통해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는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가 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HAAH는 자신들이 쌍용차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이 같은 규모의 금액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산업은행은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결정, 잠재적 투자자의 사업계획이 포함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이해 관계자 합의 등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산은과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의 조속한 의사 결정을 독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의 과정이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고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일부에서 산은이 돈을 먼저 넣으라고 하는데 투자자가 없는데 먼저 넣을 수는 없다. 산업은행의 문을 두드려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한 후 자금 조달 증빙을 제시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외부 전문가로부터 객관성과 타당성을 검증해서 지원하는 것이 순리”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사업성이 괜찮다면 일정 부분 대출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의사는 있지만, 전제 조건은 지속 가능한 사업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도 강조했다. 그는 이해관계자에 대해 쌍용차 노사, 마힌드라, 협력업체, 국내외 채권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전례 없는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달 중순까지 법원에 경영정상화의 마지막 카드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을 신청할 방침이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히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P플랜의 전제인 ▲대주주 마힌드라의 지분 및 채권 삭감에 대한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 ▲잠재적 투자자 HAAH의 투자 여부 중 하나가 해결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HAAH의 결단뿐이다.
쌍용차와 HAAH는 현재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산은이 이날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공개한 만큼 실제 쌍용차가 P플랜에 돌입할 수 있는지 여전히 미지수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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