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이철주 부회장 사외이사 선임한국지점 대표서 본사 부회장으로 교체갈등 최고조 상황서 오는 9월 중재 판정신 회장, 각자대표 늘려 대응 역량 강화
형사 고발과 재산 가압류 추진으로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신 회장도 자신을 포함한 각자대표이사를 3명으로 늘려 분쟁 해결에 집중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철주 어피너티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총 4명의 교보생명 사외이사 중 어피너티 컨소시엄 몫의 사외이사는 기존 이상훈 어피너티 한국지점 대표에서 이 부회장으로 교체됐다.
중국 국적의 이 부회장은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 본사에서 회장에 이어 2인자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UBS캐피탈 서울지점 이사를 거쳐 2004년 3월부터 어피너티 본사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어피너티가 한국지점 대표보다 서열이 높은 본사 부회장을 이사회에 파견한 것은 풋옵션 분쟁에 대한 대응 수위를 더욱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풋옵션 분쟁을 둘러싼 신창재 회장과 어피너티 컨소시엄간 갈등은 이르면 오는 9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의 중재 판정을 앞두고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특히 신 회장이 형사 고발로 어피너티를 몰아세우자,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재산 가압류로 맞받아쳤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4월 풋옵션 행사 가격을 산정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올해 1월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와 어피너티 컨소시엄 임직원들을 허위 보고, 부정 청탁 관련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해당 회계사들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그들이 정하는 평가 방법과 가격에 따라 가치평가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공모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교보생명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이어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안진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의 주식과 급여, 배당금 등에 대한 가압류를 추진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신 회장의 실물 주식에 대한 가압류 허가를 받아 서울 성북동 신 회장 자택과 본사 회장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모두 전자주식 형태여서 압류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은 공모 혐의 등이 통상적인 과정에 불과하다며 공인회계사법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양측은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국제중재재판소가 주관한 대면변론에 참여해 최종 변론을 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과의 풋옵션 이행 협상이 난항을 겪자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
양측은 최종 변론에서 풋옵션 계약의 유효성과 가격 산정의 적법성을 놓고 정면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 판정에는 최종 변론 이후 6개월에서 1년여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판정은 이르면 오는 9월에 나올 전망이다. 국제중재재판소의 중재 판정은 단심제로, 법원의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고 있다.
중재 판정을 기다리는 신 회장은 각자대표이사를 2인에서 3인 체제로 전환해 풋옵션 분쟁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편정범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 각자대표는 신 회장과 윤열현 사장 외에 1명이 더 늘어 3인 체제로 전환했다.
교보생명은 이날 신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이중효 사외이사를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 회장은 윤 사장에게 경영지원과 자산운용을, 편 사장에게 보험사업과 디지털 전환을 맡기고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편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0월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지연에 반발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9월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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