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간배당, 창사 이래 첫 결산배당영업익 1천억 돌파 2017년·2018년엔 건너뛰어3세 개인社로 전량 유입···본격적인 현금력 강화당장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대금 1573억 필요해 ㈜한화 지분매입이나 3형제로의 배당 확대 관측도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700원을 지급했다. 총 배당금만 501억800만원이다.
배당금은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으로 전부 유입됐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가(家)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전량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한화에너지는 그동안 보수적인 배당 기조를 보여왔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100원, 37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게 전부다. 4년 만의 배당이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창사 이래 결산배당을 실시한 것도 최초다.
이번 배당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6257억원, 영업이익 71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1% 확대됐다.
통상 배당 여력을 결정짓는 당기순이익도 33.1% 늘어난 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당 얼마의 수익을 올렸는지 계산한 주당이익은 3742원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낸 2017년과 2018년에는 배당을 건너뛰었다는 점이 미심쩍은 대목이다.
한화에너지는 2017년 101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당기순이익은 815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당이익은 6016원으로, 3700원을 배당한 2016년 5703원보다 313원 더 높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141억원, 879억원에 달했다. 주당이익도 6490억원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의 유동성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치솔루션은 오너가 3형제의 현금 창출 통로로 분류된다. 향후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실질적 지주사인 ㈜한화와 함께 이중 지주사 체제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정리가 필수적이다.
에이치솔루션이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높인다. 에이치솔루션은 자신이 2대주주인 한화시스템이 단행하는 1조2000억원대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배정된 물량의 120%를 소화하기 위해 1573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에이치솔루션이 작년 말 기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별도기준 180억여원에 불과하다.
특히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는 다음달 만료된다. 즉시 매도로 현금을 마련하지 않고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은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여유자금으로 ㈜한화 등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거나, 3형제로의 배당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초 재계에서는 에이치솔루션과 ㈜한화가 합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상장사인 ㈜한화 주주들의 반발 등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율을 꾸준히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를 것이란 얘기다.
또 에이치솔루션은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자회사 배당금 외에는 자체적인 현금 여력이 없다. 3형제에게 돌아가는 현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회사로부터 얻는 수익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에이치솔루션은 매년 40억원씩을 3형제에게 배당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너지 배당은 결국 에이치솔루션의 현금력을 높이고, 그룹사 내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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