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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AK플라자··· ‘명품’ 떠나고 ‘VIP고객’ 발길 끊어 적자전환

추락하는 AK플라자··· ‘명품’ 떠나고 ‘VIP고객’ 발길 끊어 적자전환

등록 2021.04.26 09:5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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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 고객 줄고 실적 하락하자 명품 브랜드 줄줄이 철수명품 없는 백화점 매출 큰 손 VIP고객 떠나 매출 추락 지역친화 작은 백화점 AK& 승부수 걸었으나 흥행 실패

추락하는 AK플라자··· ‘명품’ 떠나고 ‘VIP고객’ 발길 끊어 적자전환 기사의 사진

애경그룹의 백화점 사업 부문이 수 년 째 역성장세를 이어가며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백화점 사업은 한때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13년을 기점으로 실적은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각 점포에 고객 유입이 줄고 실적이 하락하자 루이뷔통, 구찌 등 명품 브랜드도 줄줄이 철수했다. VIP고객 매출이 70%을 넘어서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최악이다. 객단가 높은 VIP들이 주로 구입하는 품목이 명품이기 때문이다. 이에 AK플라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백화점보다 규모가 작은 AK&을 지역 곳곳에 오픈했으나, 코로나 타격이 이어지면서 흥행에 실패한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홀딩스의 지난해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300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79억 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을 둔 백화점들의 매출은 악화할 수밖에 없었다. AK플라자가 입은 타격은 심각했다. AK플라자 수원점·평택점·원주점 등은 분당점(-11.8%)을 제외한 세 곳은 20%대의 매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평택점·원주점 매출은 심각하게 쪼그라들어 전체 백화점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평택점 매출은 1497억 원, 원주점 매출은 1124억 원으로 알려졌다.

AK플라자는 한때 연간 매출액이 2조 원을 넘어서면서 업계 4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매출 규모는 쪼그라 들었다.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2013년 5131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4년 5041억 원, 2015년 4902억 원, 2016년 4863억 원, 2017년 4717억 원, 2018년 4536억 원, 2019년 4102억 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2020년에는 3004억 원까지 주저앉았다. 전체 매출이 대형 백화점 점포 1개 매출에도 한참 못미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주요 대형 백화점들은 명품 판매로 매출 하락을 방어했으나, AK플라자는 명품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 하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분당점은 한때 루이비통, 디올, 프라다, 구찌 등이 입점했으나 줄줄이 점포에서 철수했다. 고객 유입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점포 매출도 추락세를 보였기 때문.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VIP고객이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주요 구입 품목이 명품이다. 이러한 명품브랜드의 이탈은 백화점 입장에선 절망적이다. 1층 명품이 빠진 자리에 SPC 쉑쉑버거,스타벅스 리저브 등 F&B(식음료) 매장 채우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해말엔 남아있던 버버리와 페라가모마저 폐점을 확정지었다.

애경그룹은 백화점 사업이 심각한 수준으로 주저앉자, AK플라자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았다. 지역 밀착형 백화점이다. 지역상권 특색에 맞춘 AK&는 NSC형(지역친화형쇼핑센터) 형태의 쇼핑몰로, 백화점보다 규모가 작다. 지역 상권 특색에 맞게 입점 브랜드를 구성하는 매장이다.

AK&은 2018년 홍대점을 시작으로 점포를 기흥, 세종으로 확장해나갔다. 올해 10월에는 광명점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기존 운영하던 백화점인 AK플라자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차별화된 AK&에 집중하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이런 전략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AK& 홍대점을 운영하는 마포애경타운은 지난해 3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입점 브랜드로부터 고정 ‘위탁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조차 코로나19로 불안정해진 것. 이에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지난해 9월 마포애경타운의 차입금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같은 해 12월 AK홀딩스는 에이케이에스앤디를 통해 마포애경타운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55억 원의 자본금을 수혈했다.

문제는 이대로 뚜렷한 개선세 없이 현상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K플라자와 AK& 모두 지역 밀착형·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웠다. 그러나 주요 백화점 또한 체험·문화 콘텐츠를 강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변모하면서 확실한 차별화를 갖기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적인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 또한 AK&에게는 불리하다. AK&이 지역 상권에 맞춰 브랜드를 구성한다고 해도, 이커머스 업체들 또한 큐레이션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핵심인 명품 브랜드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AK플라자는 지난해 연말 김재천 대표가 지휘봉을 잡으며 실적 회복을 위한 돌파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직원들과 온라인으로 취임 100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속도와 유연함이 필요한 시기”라며 “고객 지향적 관점에서 AK유통사업 전략을 세워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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