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 직원 증원 놓고 논란 끝에 37명 늘려최근 법안 발의 늘어 관련 직원 증원 필요성 대두국민의힘 보좌진들 “철밥통도 최소한 양심 있어야”국회 노조 내 익명글 확산···“진짜 도둑이 큰소리”
최근 국회사무처는 입법·방호 등을 위해 인력 증원안을 내놓았다. 사무처 정원을 55명 늘이는 것이 골자인 안건은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37명을 증원하는 것으로 수정돼 처리됐다. 국회사무처법에서 위임된 ‘국회규칙’ 중 하나로, 운영위를 통과하면 본회의 의결 없이 그대로 시행된다.
운영개선소위 위원장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력 증원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비해 법안발의가 늘어나면서 관련 인원이 늘어날 필요성이 제기됐기 떄문이다. 실제 20대 국회의 법률안 접수건수는 2만4000건인데, 10년 전인 18대 국회(2008~2012)는 1만4000건이었다.
다만 법안 개정 전 국회 내에서 논란이 일어났다. 국보협에서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국보협은 성명을 내고 “국민 혈세가 매년 60억원 소요되는 중차대한 내용이 충분한 논의 없이 상정됐다”며 “묻지마 증원도 정도가 있고, 철밥통도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한다. 날치기 처리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지적은 공청회, 간담회 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보협은 “이번 인력증원은 ‘행정’직렬과 ‘고위직’ 증원에 편중돼, 지금까지 타 직렬과 하위직에서 불만이 많은 상황으로 알려졌다”면서 “사무처는 말로만 설명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내부 의견들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사무처 노조는 공식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최근 5년간 입법지원인력이 증원이 없다는 것을 비교한 노조는 “우리는 국회의원의 입법지원을 위해 보좌직원이 최근 10년간 600명이나 증원됐고, 3급 보좌관 신설을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겨냥했다.
이들은 “국보협에서 고위직 중심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입법지원인력은 업무특성상 6급 이상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현실에 맞지 않는 비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노조 홈페이지에 익명의 작성자가 국보협을 비롯한 보좌진 전체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해당 작성자는 “소수 엘리트주의에 젖어 자신들만의 기득권에 안주하는 자들이 감히 어디다 대고 함부로 지적질인가”라며 “어느 나라에서 보좌관에게 4급 21호봉을 부여하고 있나, 공무원 평생해도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의 90%는 그 직급에 절대 올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밥통, 예산타령 하기 전에 그대들이 가진 특혜부터 내려놓는 운동을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이 작성자가 특혜라고 지적한 내용은 국내 보좌진의 수가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 복수상임위를 한다고 4급 보좌관을 두 명을 놓게 했지만 실제 운영이 미진했던 것 등이다.
그러면서 “진짜 도둑들이 큰소리 칠 일은 아니다”라며 “원님 덕에 나팔 부는 것도 정도 것이니 자중하길 바라고, 그대들의 검은 속내를 틀어 한강에서 눈 흘기지 말고, 기관에 갑질도 정도것하라”고 덧붙였다.
해당 논란은 상임위 회의에서도 언급됐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서로 협의와 대화를 통해 잘 논의할 수 있는데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며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은 “인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와 염려를 하신 것을 잘 안다”며 “국회가 원활히 운영되고 입법·예산 감시활동이 더 철저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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