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재산신고에 포함하는 법 발의20대 국회 때 발의됐지만 후순위로 밀려금감원 직원, 내부정보 통해 코인 거래도이해충돌 사각지대 놓여···법 필요성 대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더욱 관심이 몰린다. 공직자의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부당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자는 불법이지만, 이를 판단하고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할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정부는 고위공직자의 재산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고위공직자는 업무와 연관 있는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한다.
주식과 부동산의 경우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당 이익을 우려해 관련 제도가 있고 보완되고 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가상자산이 있다. 가상자산은 비교적 생겨난지 얼마 안 돼 관련 제도가 완비되지 않았다.
가상자산도 주식과 비슷하게 거래소를 통해 자유롭게 거래되고, 투자와 관련된 정보를 미리 알면 부당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부동산의 경우 정부가 어떤 개발지역을 선정하느냐가 중요한데, 가상자산의 경우도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펼치냐에 따라 시장 상황이 변화한다.
지난 2017년에는 금융감독원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가상자산에 투자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직원은 약 1300만원을 투자해 700여만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이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검토하는 부서인 것도 문제가 됐다.
특히 당시 금감원 직원은 정부가 가상자산 대응책을 발표하기 전에 보유했던 가상자산을 매도할 수 있었다. 당시 정부는 미성년자의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고 투자수익에 과세를 검토하는 내용의 대응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가상자산을 주식과 같은 금융상품으로 취급하지 않아 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20대 국회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직자가 가상자산도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나왔다. 그간 주식과 부동산을 공개하던 범위에서 가상자산까지 늘린 것이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선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도 규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법안은 순위가 밀렸다.
21대 국회 들어서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졌고, 최근 LH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 법안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이 오르고 관련 거래가 활발해진 것도 한몫했다.
이에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공직자가 가상자산도 신고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공직자 및 공직후보자의 재산등록 대상에 가상통화를 포함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신 의원은 “최근 일부 공직자가 가상자산을 탈세나 재산은닉의 수단으로 악용해 논란을 빚었다”며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의 경우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면서 법적 지위를 얻었다. 특금법의 경우도 가상자산을 통한 탈세를 막기 위해 마련된 만큼, 공직자윤리법 개정도 통과 가능성이 엿보인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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