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위한 강도높은 혁신 꾀해야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넥스가 허가·신고된 제조법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한 사실을 확인하고 9개 의약품을 판매 중지했다. 바이넥스의 일탈로 끝날 것 같았던 의약품 불법제조는 비보존제약에 이어 한올바이오파마까지 적발되면서 제약업계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 모두 기준과 달리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시험결과 등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의약품 허가나 시판에 필요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품 불법제조가 기업 규모를 가릴것없이 만연하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의 복제약 품질관리 노력도 다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복제약 품질을 높이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운영하고 ▲제네릭 품질신뢰성 제고 ▲정보제공 확대 ▲제품개발촉진 ▲K제네릭 해외진출 지원 등 4개 분야 21개 세부과제별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오리지널 약품과 약효나 품질 동등성 등을 평가하는 인체 적용 시험인 생동성시험 기준도 강화했다. 위‧수탁 업체를 상대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관련법 개정까지 했다.
또 기존에는 생동성 시험이 필요한 변경 허가의 경우 변경 전 품목과 대조약 중 하나로 동등성 시험을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공고된 대조약으로만 비교 시험을 하도록 했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들의 잘못된 행위들로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의 신뢰도는 바닥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기도 하는 의약품 제조공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제약사들이 돈벌이 수단에 급급한 나머지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제약산업은 복제약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과거 정부는 복제약 생산을 장려하기도 했다. 이는 위탁 공동생동성시험을 통해 한 업체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정부는 이번 사건 이후 무분별한 위탁생동성시험이 제네릭 난립과 품질 저하를 가져왔다고 보고 ‘공동(위탁)생동성 시험 3+1’ 제도적 장치마련을 또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추락한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제약기업들은 이제라도 복제약 품질강화를 위한 공동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 안전을 우선 생각하는 강도높은 혁신을 보여줄 때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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