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초과현원 유지한채 단계별 감축키로

1단계 1000명 감축 후 2단계 추가적 1000명 이상 감축 예정

근로기준법상 구조조정 방식 힘들어···초과현원 단계적 감축

명예·희망퇴직 활용 연차적 감축···2·4 대책 관련 인원 재배치

일각에선 20% 줄여도 결과적으로 文정부서 인력 늘었단 지적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인원 20%인 2000명 이상을 감축하는 LH 혁신방안을 내놓으면서 어떤 방식으로 인력을 줄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단계별로 인원 재배치, 명예·희망퇴직 등을 통해 단계별로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7일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LH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혁신방안에는 LH의 핵심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을 축소·폐지·이관하고 이를 통해 인력을 20% 정도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의 1단계로 LH 기능을 조정하면서 기능이 이관되거나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부서의 업무인력을 감축해나갈 계획이다. 이후 경영컨설팅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1000명 이상의 감축대상을 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정한 1단계 감축 세부목표는 상위관리직 등 226명 및 기능 이관·폐지에 따른 감축대상 519명, 기능축소에 따른 감축대상 330명 등 1000명이다.

특히 2급 이상 상위직(529명)은 20%(106명)를 축소하기로 했다. 본사 지원부서의 인력도 10%(120명)를 줄인다. 국토부로 권한이 이관되는 공공택지 입지조사, 그린리모델링 업무로 113명, 건설기술연구원으로 이관되는 시설물성능인증, 안전영향평가 업무에서 55명이 줄어든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새뜰마을 정비 사업과 장기방치 건축물 사업(33명)과 공동주택관리지원의 폐지와 해외사업 등 이관(318명)을 통해서도 인원을 감축시킨다.

기능이 축소되는 부서는 인력의 50% 정도를 감축할 예정이다. 도시재생지원·국유재산재생을 통해 39명, 리츠사업과 연구개발 등에 92명, 도시·지역개발, 물류단지, 행복·혁신도시 등에서 199명 등을 감축한다.

추가로 1000여명을 줄이는 2단계 감축안은 1단계 작업이 완료된 후 정밀진단을 거쳐 진행하기로 했다.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지방도시공사 업무와 중복우려가 있는 지방조직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문제는 직원 20%를 갑자기 감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는 방식이 중요하다. 구조조정 방식으로 정리를 해고하게 되면 근로기준법에 저촉돼서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르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그럼에도 해고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공정한 기준에 의해 해고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며, 근로자 대표나 노동조합과 해고일 50일 이전까지 해고에 대해 성실히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의 기준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돼 정부는 LH 기능 조정에 따라 이관되는 조직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유도할 방침이다. 인력을 재배치할 때는 이직이나 전직 희망자에 한해 실시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는 이를 위해 전직을 위한 직원 재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직 희망자가 예상치를 밑돌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받고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연감축을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통해 현원을 줄여나가고 또 초과인원 일부는 ‘2·4 주택공급대책’ 등의 업무에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등 전환배치도 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LH의 직원수를 2000명가량 줄인다고 하더라도 정부 초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직원수가 늘어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LH의 정규직 직원수는 3000명가량 늘어났다.

국토부 핵심 관계자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초과현원에 대해 시간을 갖고 줄여나갈 예정이다. 명예·희망퇴직을 활용해 연차적 단계적으로 감축할 것”이라며 “연초에 LH측에서 ‘2·4 주택공급대책’ 때문에 증원을 요구했는데 이쪽으로도 배치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