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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도 추천한 메드팩토, 매출 無 주가 ‘반토막’

[Why]외국계도 추천한 메드팩토, 매출 無 주가 ‘반토막’

등록 2021.06.14 14:42

수정 2021.06.14 14:5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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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14만원 간다”...현 주가는 고점대비 48.1%↓기술이전만이 살길인데...경쟁자는 잇따른 임상 실패수익 없어 적자 ‘눈덩이’...증권가 전망은 여전히 밝아

외국계도 추천한 메드팩토, 매출 無 주가 ‘반토막’ 기사의 사진

국내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까지 추천했던 메드팩토가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설립 이후 8년째 매출이 전무한 데다 경쟁 신약의 잇따른 임상 실패로 기대감이 낮아져서다. 하지만 증권가와 투자자들은 여전히 메드팩토의 신약을 높게 평가하며 기술이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지난 11일 전 거래일 대비 4.51% 떨어진 6만77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세웠던 최고점(13만500원)보다 48.1%나 급락한 수치다. 특히 6월 들어서는 하루(10일)빼고 모든 거래일에 하락 마감했다.

메드팩토는 신약개발 기업인 테라젠이텍스의 연구소 분사로 설립(2013년 6월)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항암신약 연구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9년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한국인 위암환자의 시퀀스 분석에 성공한 김성진 대표는 유전체 및 암질환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메드팩토의 핵심 신약인 ‘백토서팁’은 TGF-β1 신호전달 억제제로, 폐암·위암·대장암·방광암 등 다양한 암 치료제와 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메드팩토는 글로벌 제약사와 백토서팁-면역·표적항암제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 중이다.

◇경쟁자 임상 실패로 주가 하락세...공모자금으로 손실 충당
메드팩토는 지난 3월 노무라증권이 목표주가 14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증권사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메드팩토는 노무라증권의 보고서가 호재로 작용하며 전 거래일 대비 7.05% 오른 9만7200원에 마감한 바 있다.

노무라증권은 당시 거래가격보다 54% 가량 높은 목표가를 내놨다.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6개의 파이프라인이 모두 성공할 경우 회사가치가 7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메드팩토의 주가는 하락곡선을 그렸다. 경쟁자로 꼽히는 GSK의 M7824가 비소세포폐암과 담도암 임상에서 잇따라 실패했기 때문이다. 백토서팁도 M7824와 같은 TGF-β 저해제이기 때문에 임상 실패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회사 설립 후 8년째 적자 기조가 지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임상 중인 백토서팁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매출이 전무한 상태다. 지난 2018년 102억원이었던 영업손실(연결기준)은 2019년 123억원, 지난해 278억원으로 급증했다.

매년 들어가는 대규모 연구개발비는 상장 때 유입된 공모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상장 당시 총 604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말에는 300억원 규모의 CPS(전환우선주)와 7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기도 했다. 올해 안에 백토서팁에 대한 기술이전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실제로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메드팩토 공시에 따르면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이다.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면 회사는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 백토서팁에 긍정적 시각 유지...“경쟁자보다 임상결과 좋다”
국내 증권사들은 일단 백토서팁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경쟁사 대비 월등한 임상 결과로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이다. 특히 백토서팁은 임상에 실패한 M7824과 다른 길을 갈 것으로 전망했다.

메드팩토는 지난 4~8일 온라인으로 열린 ASCO(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백토서팁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미부수체안정(MSS)형 대장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1b·2a상 중간 분석결과다.

백토서팁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5.8개월을 기록했는데, 현재 표준 요법(7.1개월)보다 2배 이상 연장됐다. 비교 대상인 ‘키트루다-렌비마’는 7.5개월에 불과했고, ‘옵디보-스티바가’도 12개월에 머물렀다. 이번 ASCO에서 발표된 머크의 ‘키트루다-LAG3 저해제’도 8.3개월이었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M7824의 상황을 전반적인 TGF-β 억제제의 흐름으로 보는 시각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백토서팁이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반으로 진정한 TGFβ 억제제의 리더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김태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체이면서 이중단백질인 M7824과 달리 백토서팁은 저분자화합물에 단일 물질이라 부작용 이슈가 크지 않고 용량 조절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병용 약물도 M7824는 PD-L1 저해제, 백토서팁은 PD-1 저해제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우수한 임상 결과로 백토서팁의 기술이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판단이며, 메드팩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대장암 외 다른 적응증에 대한 백토서팁의 결과도 좋으며 후속 파이프라인인 BAG2와 DRAK1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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