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집’ 집값 최소 6% 내고 거주···10년 후 입주분양가로 분양“시장 영향 미칠만큼 대량공급 의문···입지 좋은 곳 공급도 힘들 것”‘지분적립형 주택’ 분양가의 10~25% 내고 30년간 분할 지분 취득“의무거주기간 동안 입주자 월세 부담 커···일부 수요자에게만 호응“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누구나 집’ 사업을 공개하고 시범사업지를 선정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방식으로 공급되는 누구나집은 초기자본이 부족한 무주택자와 청년·신혼부부 등이 집값의 6~16%를 지급한 후, 10년간 시세의 80~85% 수준의 임대료를 내며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다.
의무거주기간인 10년을 채운 후에는 10년 전 첫 입주 시 산정된 분양가로 분양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인천·안산·화성·의왕·파주·시흥시 등 6곳에 1만785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공공임대나 공공임대·뉴스테이의 경우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 시 발생한 시세 차익을 사업시행자가 가져갔지만, 누구나집은 시행자는 적정 개발이익인 10%만 취하고 나머지 시세차익은 입주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주택이면 초기에 분양가의 16%인 8000만원을 내고 입주하고, 10년간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월세를 산다. 이후 분양 전환 시 최초 분양가인 5억원을 내고 소유권 취득을 마무리하는 구조다. 의무 임대기간은 10년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통해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며 “대한민국 주택문제 해결의 혁신모델이자 혁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라는게 위치가 좋고 각종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데 누구나집 프로젝트의 경우 그런 곳에 지을 수 없다”면서 “특히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큼 대량공급이 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의 최소 6%만 가진 이들이 10년 후에 나머지 94%의 자금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고 은행에서 30년 만기로 주담대를 받는 것이랑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면서 “결국 제시한 부동산 프로젝트는 전시행정일뿐이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세부 내용을 구체화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7월 13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지난해 8·4 대책 발표 당시 서울시가 제안한 모델이다. 정부가 관련 법규를 개정해 상품 개발을 뒷받침해주는 형식이다. 지자체가 상품을 제안하고 정부가 법적 근거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수분양자가 분양가의 10~25%만 내고 입주한 뒤 공공주택사업자로부터 20~30년에 걸쳐 남은 지분을 취득하는 공공분양주택을 말한다. 공공주택사업자는 주택공급가격 등을 고려하여 20년 또는 30년중에서 지분 적립기간은 정하도록 했다. 수분양자는 자금 여건 등에 따라 20년 또는 30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지분 적립은 수분양자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매 회차 10~25%의 범위에서 지분을 취득하도록 하고, 지분 취득가격은 최초 분양가에 지분 취득 시까지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자를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4년마다 주택 지분을 사들여 20~30년 후에는 온전히 자기 소유가 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분양가 5억원 짜리 아파트라면 입주 시 분양가의 25%인 1억2500만원부터 낸다. 나머지 3억7500만원은 4년마다 나눠서 지불하고 20년 후 주택 지분의 100%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지분을 완전히 취득하기 전까지는 임대료를 내면 된다. 단 전매 제한 기간은 10년, 거주의무기간 5년이 부여된다.
김홍목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라는 새로운 공공분양제도를 도입해 다양한 상황에 맞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는 해당 주택 또한 부담일 수 있는 만큼, 공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또 목돈을 마련해도 지분을 한 번에 살 수 없어 월세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입주자들에게 부담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금리가 낮은 상황이라 의무거주기간 동안 월세를 내는 것보다 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입주민이 매각차익을 모두 가져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초기 자금 부담이 적더라도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틈새시장으로 볼 땐 매우 긍정적이고 꼭 필요하지만 결국 주택문제를 해결할만큼의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다”며 “일부 수요자들에게는 호응을 얻겠지만 대다수의 수요자는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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