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맘스터치 ‘싸이순살’ 출시 일주일 만에 동일 제품 내놔넙적다리 뜻하는 단어지만 맘스터치 인기제품 ‘싸이버거’ 연상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 14일부터 전국 매장을 통해 ‘bhc 싸이순살’이라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닭의 넓적다리 통살을 사용해 튀긴 제품이다. 기존에는 닭가슴살과 닭안심살을 활용한 순살치킨만 판매했는데 이번에 닭다리살 순살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는 것이 bhc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 제품이 며칠 전 출시된 맘스터치의 신제품과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맘스터치는 bhc보다 앞선 지난 7일 ‘싸이순살’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닭다리살만 사용한 순살치킨으로, 가격을 낮춘 가성비 치킨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맘스터치 싸이순살은 간장, 치즈 등의 양념을 가미한 6종으로 출시됐다.
bhc와 맘스터치의 제품은 모두 이름이 ‘싸이순살’로 동일하고 닭다리살을 사용했다는 점도 같다. bhc는 이에 대해 “‘싸이(thigh)’라는 단어가 특정 상표인 것이 아니라 ‘넙적다리’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만큼 범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싸이’라는 단어가 맘스터치의 전유물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이 단어를 들으면 맘스터치를 떠올린다는 점에서 맘스터치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맘스터치는 지난 2005년 ‘싸이버거’를 내놨는데, 이 제품은 현재도 맘스터치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다. ‘싸이버거’는 통다리살을 패티로 사용한 버거인데,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와 유사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맘스터치는 최근 치킨 전문점을 오픈하며 치킨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스테디셀러 ‘싸이버거’의 치킨 패티를 활용한 신제품 ‘싸이순살’을 야심차게 내놨는데, bhc가 거의 동일한 신제품을 일주일만에 내놓으면서 힘이 빠지게 됐다.
bhc가 제품 베끼기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hc는 지난 2014년 말 ‘뿌링클’ 치킨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이 네네치킨의 ‘스노윙 치즈’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네네치킨은 2009년 치킨업체 최초로 분말양념을 뿌린 치킨 제품 ‘스노윙치즈’를 출시했고 이 제품이 큰 히트를 치면서 2014년 특허를 출원했다. 그런데 bhc가 2017년 ‘bhc가 치즈맛 치킨의 원조’라는 홍보를 하자 네네치킨은 bhc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bhc가 승소하기는 했으나, 조리법이 창작물로 인정되지 않는 국내 분위기상 처음부터 네네치킨이 이기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메뉴 베끼기 문제는 최근까지도 여러 프랜차이즈들 사이에서 반복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 조리법을 창작물로 보고 보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조리 과정에서 어떤 재료는 추가하거나 뺄 수도 있고 양념, 조리하는 온도 등이 변형되면 이것을 저작권 침해로 봐야하는지, 새로운 창작물로 봐야하는지 결정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허가 조금만 달라져도 인정 받기 어렵기 때문에 조리법을 베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며 “각 업체들이 스스로 상식적인 선에서 사업을 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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