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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또 파운드리 분사설···가능성 충분한 이유

삼성전자, 또 파운드리 분사설···가능성 충분한 이유

등록 2021.07.26 14:31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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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점유율 격차 좁히기 어려워퀄컴 인텔 삼성전자 오래된 고객사들경쟁사로 불편한 관계 수주 경쟁서 불리인텔, 파운드리 M&A 움직임도 경계 대상

삼성전자, 또 파운드리 분사설···가능성 충분한 이유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력 우려 상황에서 사업부 분사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이에 반해 일각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다면 충분히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3일 시장에 널리 퍼진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 및 디스플레이 대형부문 흡수합병 진행’ 루머는 삼성전자가 삼성파운드리를 세울 수 있다는 내용이다. LCD(액정표시장치) 사업과 파운드리를 합쳐 독립회사로 설립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삼성전자로 흡수하는 시나리오다. 디스플레이 사업만 별도 자회사로 둔 삼성디스플레이처럼 삼성파운드리를 신규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를 합친다는 게 사업 구조상 쉬운 일이 아니며 정부 승인 등의 걸림돌도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파운드리 경쟁력 제고는 분사? = 파운드리 분사설은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반복된 이슈로 2019년에도 한 차례 나돌았던 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향후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이후 파운드리 수주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반도체를 총괄하는 김기남 부회장은 이듬해 초 “아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삼성전자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한 파운드리 분사는 그럼에도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이 계획을 세운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사설이 나온 배경은 파운드리 2위인 삼성이 세계 1위 TSMC를 따라잡기 어렵고, 수주 경쟁에서도 결코 유리하지 못하다는 게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TSMC 간에 기술력 격차는 크지 않지만 파운드리 집중도 차이에서 점유율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외에도 메모리 반도체 부문 세계 1위 회사다. 반면 TSMC는 파운드리 전문회사로 파운드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설계 사업도 하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사인 퀄컴, 인텔, 엔비디아 등이 고객이면서 한편으론 경쟁사 지위도 갖는다. 파운드리 사업의 외형을 확장하려면 자체 제품이 아닌 외부에서 일감을 확보하는 일이 동반돼야 한다. 파운드리만 전담하는 TSMC보다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다. TSMC 성공 배경은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창업자 장충모의 경영철학이 한몫 더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려면 해당 사업부를 분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보면 TSMC(대만)와 삼성이 1,2위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UMC(대만), 글로벌파운드리(미국), SMIC(중국) 등이 5위권을 형성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올해 1분기 18%를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TSMC는 56%를 기록하며 삼성이 추격하면 더 달아나며 점유율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72조8600억원을 거뒀다. 올해도 5세대 통신망(5G) 보급 가속화 및 고성능컴퓨터(HPC) 수요 강세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 매출액을 15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파운드리 비중은 약 20%로 적지 않다. TSMC 시가 총액은 590조원 규모다. 삼성 파운드리는 매출 규모와 기술력을 고려하면 80조~100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파운드리 사업부문만 놓고 보면 TSMC에 6~7배 뒤쳐져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은 위협요인 = 또 한 가지는 인텔이 파운드리 3∼4위 기업인 미국회사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온 대목도 파운드리 분사설에 불을 붙였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인텔은 이달 26일(현지시간) 기술설명회에서 300억 달러(약 34조원) 규모 거래가 될 수도 있는 인수 계획에 대해 공식 입장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TSMC와 삼성전자, 인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 격변기에 삼성파운드리의 독립법인 출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시기의 문제일 뿐,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차원에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별도 독립회사로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파운드리는 위탁생산이어서 설계도를 삼성에 넘겨줘야 되고 정보들이 외부로 나가기 때문에 고객들이 굉장이 꺼려한다”면서 “삼성은 공정 기술이 뛰어나지만 고객들이 실제로 주저하면서 TSMC에 위탁생산 의뢰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분사를 해서 독립체로 운영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파운드리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지기 때문에 분사를 해서 독립 경영을 하는 게 유리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사결정권은 이재용 부회장 몫이다. 다음달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거나, 가석방으로 구속수감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풀려나던 간에 향후 파운드리 사업 경영방침을 어떤 방향으로 결정할지 여부는 이 부회장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외부에서 파운드리 분사 요구가 앞으로 반복되더라도 이 부회장이 파운드리를 별도회사로 두는 방안에 반대 의견을 드러낼 수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사를 계속 주장하는 쪽의 얘기는 TSMC와 같은 퓨어(순수) 파운드리가 돼야 파운드리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 삼성 입장에선 전자 업체로서 여러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삼성의 경영방침이 분사를 안 하는 쪽으로 선언한다면 외부에서 분사 요구가 많더라도 안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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