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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왜 ‘애플’ 주가가 더 빠질까요

[美국채, 기술주 강타]금리 오르면 왜 ‘애플’ 주가가 더 빠질까요

등록 2021.09.30 07:50

수정 2021.09.30 07:5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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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감, 인플레 우려 등으로 국채금리 상승 국채금리 상승으로 하락한 채권 가격···수익률 높아져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위험한 성장주는 투심 위축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최근 나스닥지수가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자 성장주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으로 위험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시장의 매력이 커진 결과다.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미래 가치로 주가가 급등했던 애플·테슬라·구글 등의 주요 성장주들이 큰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3% 급락한 14,546.68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18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특히 나스닥을 대표하는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2.34% 떨어진 141.91달러를 기록했고, 테슬라도 1.74% 내린 777.56달러에 그쳤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무려 3.72%나 폭락하며 2726.60달러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의 성장주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배경은 미국 국채금리의 인상 때문이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1.56%대까지 급격히 올랐고, 30년물 국채금리도 2.1%대까지 상승하면서 애플을 비롯한 성장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의 테이퍼링 전망이 유력해지면서 금리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면 테이퍼링이 본격화될 것이고, 이는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의 원인이 됐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채권으로 얻게 될 기대수익도 낮아지므로 채권가격은 하락곡선을 그리게 된다.

특히 천문학적 규모의 경기부양책도 미국 국채금리 인상 폭을 확대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찍어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쏟아부었던 자금을 채권시장으로 옮기게 된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성장주 같은 위험자산보다 안정적인 채권을 선호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동성이 채권시장으로 넘어가면 주식시장의 주가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강대국인 미국의 채권은 안전한 대신 수익이 크지 않았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듭난 모양새다. 채권은 액면가와 표면 이자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살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중장기 국채금리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도 성장주들에겐 부담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래투자를 위해 돈을 빌려온 성장주들은 이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은 가뜩이나 불안한 주가를 더욱 밑으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주식시장도 상승하는 경향이 짙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는 금리 방향성보다 속도에 대해 시장이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또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성장주 등 위험자산의 약세는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 부채부담 증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 잠복 이슈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주요 IB들의 미 국채 10년물 금리 컨센서스는 1.6~1.8%로, 자산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수익률 대비 가격 변동성 축소를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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