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 출사표 낸 하림···김홍국 회장 “하림그룹 철학 담았다”

라면 시식 행사 ‘깜짝 등장’ 손수 끓이며 제품 자신감

‘건강·자연’에 맛까지 더해···하림그룹 제품 철학 강조

내년까지 매출액 700억원 목표···수출 논의도 진행 중

김홍국 하림 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The미식’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The미식 장인라면’을 직접 끓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라면 국물을 인공조미료(MSG)를 사용해 만드는데, 라면스프 하나 가격이 120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 가격으로 좋은 품질이 나올 수 있을까요. 하림의 철학을 담아 순수한 자연 재료로 스프를 대체했습니다. 음식은 이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The미식’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첫 제품으로 신개념 육수라면 ‘The미식 장인라면’을 선보이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은 라면 시식 행사에 ‘깜짝 등장’해 손수 라면을 끓여보이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5년 전부터 라면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일반 라면은 국물을 농축시켜 만든게 아니라 인공조미료를 가지고 국물을 만들어 영양이 없다. 쉽게 말해 국물을 ‘이미지화’한 것인데, 우리는 국물 그대로를 농축시켜 ‘진짜 국물’이다”라고 강조했다.

하림은 이번 ‘The미식’을 통해 인스턴트식품으로 저평가됐던 가공식품을 셰프가 제대로 만든 요리수준으로 끌어올려 가정에서도 ‘미식(美食)’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인 국물이 특징이다. 스프의 형태는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을 고집했다. 일반라면이 분말스프를 만들기 위해 육수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훼손하는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내기 위해서다.

윤석춘 하림 대표는 “일반 라면 스프를 분말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 고온에 노출돼 재료의 본연의 맛과 풍미를 어쩔 수 없이 상실할 수 밖에 없다”라며 “이게 한계인데 하림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 분말을 국물로 바꾸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장인라면의 나트륨 양은 기존 라면(1650㎎~1880㎎) 보다 훨씬 적은 1430㎎으로 줄였다. 라면이 과도한 나트륨 함량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에게 권할 수 있는 라면을 만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면은 직접 만든 육수로 반죽해 풍미와 맛을 살렸다. 면 종류는 제트노즐 공법 건조로 바람에 면을 말려 쫄깃하고 잘 불지 않는 건면이다. 제트노즐 공법이란 짧은 시간에 평균 130℃의 강한 열풍으로 균일하게 건조한 후 저온으로 서서히 말려 면발 안에 수많은 미세공기층을 형성시키는 방식이다. 면발이 탄력 있고 쫄깃하며 국물이 잘 배이게 하는 제면방식이다.

하림은 HMR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북 익산에 5200억원을 들여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지난해 완공했다. 이번 장인라면 또한 이곳에서 생산되며, 천연 베이스 소스 및 천연 조미료, 즉석밥도 생산한다.

윤 대표는 “익산 공장 제1FC에서는 육수를 만들고 제2FC에서는 면을 만든다”면서 “그 옆에 기공되는 물류센터는 소비자들에게 ‘리얼타임(Real Time)으로’ 제품을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게한다”고 말했다.

하림은 장인라면을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 후 빠르면 내년부터 수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실제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여러 국가에서 장인라면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아직 제품 초기기 때문에 상담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수출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유기농에 관심이 많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장인라면이 잘 통할 것이라 본다. 실제 대화를 해봐도 유럽, 미국 쪽이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했다.

하림은 라면 제품군에서 내년까지 7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하림만의 노하우를 앞세워 경쟁사와 차별화 한 제품으로 HMR 전체 제품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윤석춘 대표는 “700억원이 굉장한 도전이긴 하지만, 비즈니스를 빠른시간 내에 정착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홍국 회장은 마지막으로 “하림은 자연, 신선을 최우선으로 한 식자재를 사용하고 제품화 할 때는 ‘최고의 맛’이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장인라면에 이어 삼계탕 라면도, 고명에 차별화를 둔 라면 등 기존 라면과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개발한 라면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