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합동토론회서 ‘상승세’ 홍준표에 공세윤석열 “왜 주변 배신자 많나···리더십 부족”원희룡 “고교 학점제 시행 알지도 못해”홍준표 “질문 자체를 야비하게 해”
27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민방 G1 방송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선 후보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는 정책에 집중하던 지난 토론회와 달리 날 선 공방이 후보들 간 펼쳐졌다. 포문은 윤석열 후보가 열었다. 윤 후보는 자신이 관련된 ‘고발 사주 의혹’을 먼저 거론하며 원희룡·홍준표 후보에게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공수처에 국민의 힘 경선 끝나기 전에 (손준성 검사를) 빨리 구속하라고 하는 건 우리 당에 대한 경선 개입 아닌가”라고 입장을 물었다.
이에 원 후보는 “왜 저한테 물어보시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검찰개혁이라고 쓰고 검찰장악이라고 읽는 위선과 권력에의 탐욕 현장을 보는 것 같아 분노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답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저는 참 딱하다고 생각된다. 여기는 대선 토론장”이라고 일축하며 윤 후보에게 우호적인 대답을 거절했다. 이어 윤 후보가 “남의 당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 결정 전에 빨리 강제 수사하라고 하는 것이 우리가 대선 토론에서 못 다룰 주제냐”고 반문하며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압박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고, 본인이 수사당할 때는 정치 공작이라고 하느냐”고 했다.
이후에도 윤 후보는 홍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전제하며 “두 번의 당 대표, 대선 출마, 도지사, 5선 의원 등 눈부신 경력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있었던 사람조차도 등지는 경우가 많은데, 왜 주변에 배신자가 많은가”라고 리더십 부족을 지적했다.
홍 후보는 “정치를 하면서 계파를 만들지도 않았고 속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당내 비주류이기 때문에 자신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홍 후보는 “26년 정치하면서 내가 키운 사람에게 배신은 두 번 당해봤지만 남을 배신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며 “특히 윤 후보 진영에 가 있는 어떤 분은 내가 (경남)행정부지사로 3년 데리고 있었고, 국회의원 되는 데 전적으로 밀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고 난 뒤 (그 사람이) 윤 후보 진영에 붙어있길래 낮에는 윤 후보 진영에 가고 (밤에는) 나에게 오길래 지난 3월에 이중 생활하지 말고 그쪽으로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거론한 사람은 윤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다. 윤 의원은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 재직 당시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며 한때 ‘친홍’으로 분류됐다.
윤 후보는 즉각 “본인이 동료나 후배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고 독선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하자, 홍 후보는 “그것도 이해한다”며 “답변 하나만 하자. 윤 후보 진영에 가 있는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다. 앉아서 사람들을 우르르 끌어모아서 10년 전에 하듯이 (정치)하는 것은 구태 정치인이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후보는 고교학점제와 탄소세 관련 질의를 하면서 홍 후보의 심기를 건드렸다. 원 후보는 “고교 학점제가 몇 년도부터 시행할 예정인지 혹시 알고 있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홍 후보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고교 학점제가 2025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하게 돼 있다. 혹시 이 자리에서 처음 들으신 건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또 홍 후보가 “제가 대통령이 되면 좌파 이념 교육장으로 돼 있는 이 전반을 새로 바꾸려고 한다. 2025년까지 고교 학점제를 하겠다는 것은 저한테 의미가 없다”고 하자, 원 후보는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의미가 있다 없다 하느냐. 고교 학점제 하는 것도 모르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홍 후보는 “모르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런 장학퀴즈식의 문제는 내가 답변하지 않겠다고 지난번에는 이야기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묻는 거에 뭐 하러 답변하느냐”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이재명 후보의 탄소세 공약을 전제로 또 다시 홍 후보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원 후보의 정책을 설명하라. 질문이 야비하게 느껴지니까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원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공약이 같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가 “국민의 입장에서 묻겠다. 탄소세를 어떻게 할 건가”라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홍 후보는 “질문 자체를 야비하게 하니까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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