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2’에 이어 야심작 ‘리니지W’ 출시일에 급락 과금 논란·연이은 신작 실패로 ‘차익실현’ 움직임“비즈니스 모델 변화 필요···주가 회복 쉽지 않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6만2000원(8.44%) 하락한 5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60만원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달 18일(59만6000원) 이후 약 보름만이다.
전날 외국인과 기관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각각 922억원, 5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으며,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1632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8월 26일 ‘블레이드&소울 2’ 출시 이후 급락하다 최근 리니지W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8월 25일 83만7천원이던 주가는 10월 12일 55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리니지W’ 출시 전날인 지난 3일에는 종가 기준 65만7000원까지 올랐으나 이날 하루 만에 그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리니지W’의 성공 여부가 향후 엔씨소프트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특히 지난 3일 기준, 리니지W는 국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순위 1위에 올랐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만·홍콩·태국·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총 8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간 논란이 된 과금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기존의 리니지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전날 0시를 기점으로 게임을 출시했으나,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게임이 종료되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등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했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4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임시점검을 진행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시작 직후 일부 서버에서 부하가 발생하며, 서버 다운 및 접속 불가 현상이 발생했고 당일 7시경 한국시장 iOS 진입 매출순위가 3위에 불과하다는 뉴스 등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며 “블소2의 기대 대비 실망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불안한 뉴스가 들리다 보니 매도세가 확산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비즈니스 모델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 출시 이후에도 내년 ‘프로젝트TL’과 ‘아이온2’의 출시가 남아있다”며 “주가 턴어라운드의 기회가 많지 않은 가운데, 변화의 기조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주가는 첫 번째 저점 이하로 언더퍼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리니지W는 매출국가 확대 및 추가적인 중장기 수익모델의 확보 측면에서 주가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마지막 리니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리니지W는 역설적으로 그 어떤 IP 보다 ‘탈 리니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도 “연초부터 과도한 과금유도에 대한 비난여론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현 상태의 BM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리니지W의 성공을 가정하더라도 전고점 수준의 주가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달리 경쟁사인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신작 기대감과 3분기 호실적 등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월 말과 비교하면 펄어비스는 36.8%, 카카오게임즈는 47.3% 급등하면서 이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3위와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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