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감원장 “지방은행 건전성 감독기준 합리적으로 개선”

“경영실태평가 등급 기준 시중은행과 차등화”

“지자체 금고 ‘출연금 과당경쟁’도 억제할 것”

“리스크 파악해 관리하는 사전적 감독 강화”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방은행의 건전성 감독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영상 어려움을 해소함으로써 이들 지역금융기관이 자금중개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지방은행장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최홍영 BNK경남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성훈 DGB대구은행장, 안감찬 BNK부산은행장, 서한국 전북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은보 원장은 “건전성 감독기준을 지방은행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경영실태평가 등급 기준을 시중은행과 차등화함으로써 평가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자체 금고 선정 등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여신업무의 건전한 수행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역재투자평가제도에서 지역금융 공급 기여도가 큰 은행이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자체 금고 유치 과정에서 은행간 출연금 과당경쟁을 억제해 공정한 여건 아래 시·도금고 영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 원장은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사전·사후적 감독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적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정 원장은 “지방은행의 경우 영업기반인 지역경제가 수도권에 비해 활력이 떨어져 경제·금융시장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 “리스크 요인을 파악해 철저히 관리하는 사전적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고령층 이용자가 많아 금융사기나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 위험이 클 수 있다”면서 “미리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지방은행이 금융의 디지털화 추세에 대응해 디지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약속했다. IT인력·투자여력 부족 등으로 디지털 역량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흘러나오는 만큼 이들 은행의 디지털화 추진이 공정경쟁 여건 아래 이뤄지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끝으로 정 원장은 “지방은행이 경제·금융시장의 시스템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되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실수요 대출은 공급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지방은행이 지역사정에 정통하고 소비자 밀착도가 높아 지역밀착형 관계형 금융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지역 니즈에 부합하는 금융상품·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