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주거빈곤층인 청년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양질의 보금자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현재는 2022년 8만 실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민간사업자에게 역세권 토지의 용도지역 상향,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등을 파격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완화된 건립 기준은 지역 환경과의 위화감, 청년들의 주거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문제점을 낳아 왔다.
일례로 지난 2월 19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마포구 창천동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은 전체 589호실 중 북향 209개 호실 창문 아랫부분에 가로 약 110㎝·세로 약 60㎝ 크기로 여닫을 수 없는 불투명 유리창과 플라스틱 프레임이 덧대어져 있다. 북향 호실에서 30∼40m 맞은편에는 2019년 준공된 다른 아파트가 있기 때문이다. 입주민의 조망권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창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화재 등 비상상황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른 사례인 노원구 상계1동에 위치하는 청년주택도 지역주민의 격렬한 반대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은 인접한 노일초등학교와는 도로를 포함 10m 정도밖에 이격되어 있지 않고, 주변 대부분이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7층 이하의 저층 건축물임에도 해당 청년주택이 23층 초고층으로 계획돼 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1인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송재혁 의원은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미래의 청년인 어린이들의 부모가 청년주택을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서야 하는 안타까움을 전하며 사업을 집행하는 서울시의 책임있는 사업관리를 요구했다. 이미 지난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송 의원은 청년주택의 부실한 관리를 지적한 바 있지만 신촌 청년주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전혀 개선된 지점은 없다.
송 의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다시 한번 청년주택의 문제를 지적했다. 물량확보에 급급한 서울시의 정책으로 사업시행자에게는 혜택을 제공하지만 이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물은 반환경적이며 지역사회는 물론 사용자인 청년의 호응도 얻지 못하고 있다. 민원해소를 위한 방지책이 또다른 민원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지금의 청년주택 현실이다.
청년들에게 양질의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청년주택의 공급은 반드시 필요하다.
송 의원은 “청년주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공간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물량확보를 위한 건축기준 완화가 아니다”라면서 “기준의 완화가 아닌 양질의 청년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적정 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서울시의 책임있는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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