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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 디폴트 공식화···국내증시 영향엔 “철 지난 이슈”

中 헝다 디폴트 공식화···국내증시 영향엔 “철 지난 이슈”

등록 2021.12.10 13:3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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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파산 시간문제”전문가 “이미 예견된 일···제2의 리먼사태 없을 것”투자심리 위축 가능성 있지만 불확실성 해소 기대파산선고 미루면 연쇄 디폴트 우려···中 대응 중요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사실상 공식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더욱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반영된 리스크’라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정부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그룹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강등했다. 피치는 헝다가 11월 만기가 도래한 8250만달러(약 976억원) 상당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다. 헝다는 피치의 이자 지급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의 ‘제한적 디폴트’란 채무불이행이나 부실채권교환 사실이 있지만 파산 신청 등 청산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기업을 뜻한다. 국제적으로 헝다의 ‘디폴트’가 사실상 공식화된 셈이다. 헝다는 현재 약 22조7000억원에 달하는 역외 채권을 발행한 상태다.

헝다의 파산이 임박하면서 국내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헝다 리스크로 환율이 폭등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채권 매도 등 자본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헝다가 무너진다고 해도 국내증시의 방향성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3개월 전에 리스크가 선반영된 만큼 실제 디폴트가 선고되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08년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될 일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시각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일 뉴스웨이의 통화에서 “헝다그룹의 달러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상환받지 못할까봐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헝다사태의 충격은 지난 9월에 가장 컸고 현재는 개별종목을 넘어 시스템적인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디폴트 선고 이후 헝다그룹의 지분 매각 시나리오 등을 이미 준비해 뒀을 것”이라며 “디폴트 과정에서 잡음은 있겠지만 헝다를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헝다의 파산은 금융 스트레스가 많이 높아질 문제지만 중국정부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인민은행이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하한 사례 등을 볼 때 헝다발 부동산 위기에 따른 문제를 질서있게 수습하겠다는 방향성이 세워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실경영에서 비롯된 기업의 파산과정에서 결과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파산기업도 양질의 자산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부실자산과 우량자산을 구분짓는 과정이기 때문에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시장에 줄 수 있는 충격은 이미 선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도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부담을 키울 수는 있지만 국내증시가 무너질 만한 이슈는 아니다”라며 “헝다의 디폴트는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이에 따른 유동성 불안이나 금융 불안을 최대한 제어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헝다그룹의 디폴트로 중국 경제가 흔들린다면 중국의 공동부유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증시의 수급적인 변동성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추세적 흐름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디폴트 선고를 미루고 느슨한 부양정책 기조로 대응할 경우 부작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경우 중국의 투자와 소비 위축은 물론 연쇄적 크레딧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딧 리스크’란 채무자가 제때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채권자까지 손실을 보게 되는 위험을 뜻한다.

이에 대해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조기에 선언한다면 주식시장은 다소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실물경기 부양정책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디폴트가 지연된다면 부실한 부동산개발업체와 건설업계의 연쇄 디폴트 리스크와 부동산 경기 경착륙이라는 두 가지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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