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성공시 평균 4.5억원 평가차익···연봉 6배 잭팟배터리 키웠지만 주식 못 받는 석유화학부문 ‘박탈감’보호예수 ‘부메랑’ 우려도···공모가 밑돌면 대출 못 갚아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18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14일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코스피 상장일은 1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내년 IPO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후 최대 70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위인 네이버(63조6000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희망 공모가를 25만7000원~30만원에 제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IPO를 통해 총 42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신주 3400만주를 발행하고, 모회사인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억주(100%) 가운데 850만주(4.25%)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특히 공모물량 가운데 20%인 850만주는 우리사주로 배정됐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임직원 수는 총 9123명(정규직 기준)으로, 이 가운데 미등기임원 77명을 제외한 9046명 가량이 우리사주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육성법은 기업이 상장할 때 공모물량의 20% 이내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적으로 배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우리사주조합에는 임원과 비정규직이 가입할 수 없고, 취득 후 1년간 매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정규직 직원들은 약 940주씩 청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희망 공모가 상단인 30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약 2억8000만원 가량을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가 30만원을 확정한 후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 마감)에 성공하면 주가는 78만원에 이르게 된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은 하루만에 평균 4억4800만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1인당 평균 연봉인 6600만원의 약 6배 수준이다.
문제는 기존 LG화학의 직원들은 이 같은 우리사주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LG화학의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부문 직원들의 박탈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였던 배터리 사업을 떠받쳤던 기존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우리사주 청약에 대한 불만 글이 쏟아지고 있다. LG화학 직원 A씨는 “석유화학의 성과가 좋아도 배터리가 적자라며 성과급도 제대로 못 받았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키운 배터리를 분사시키고 정작 LG화학에 쥐어주는 건 없어 억울하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도 “우스갯소리지만 콩고물 하나 안 떨어지는 LG화학은 보조배터리조차 받을 수 없다”며 “배터리 때문에 성과급 적어도 이해 바란다는 말만 들었는데 이젠 이직이 답”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이 주요사업인 LG화학은 지난해 12월 1일 전지사업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담당했던 전지사업은 지난해 4752억원의 손실을 냈으나 올해는 3분기 누적 692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9679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인 1조7982억원을 2000억원 가량 상회했다. 그간 LG화학의 수익성을 갉아먹었던 전지사업이 본격적인 수익을 내자마자 독립한 셈이다.
한편 보호예수기간(1년)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경우 우리사주를 사들인 직원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사주를 청약하는 직원 대부분이 대출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모가 이하의 주가에선 주식을 모두 처분해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게 된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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