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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도시정비 설자리 좁아진 중견사들···생존 몸부림

부동산 건설사

도시정비 설자리 좁아진 중견사들···생존 몸부림

등록 2021.12.31 18:15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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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비사업 결산③]10위권 밖 중견사 가시적 성과대형사 벽에 막혀 강남 등 서울 핵심지 진출은 아직가로주택 등 중소형 사업지 수주 통해 생존경쟁 이어가브랜드 리뉴얼로 가치제고···M&A 통해 몸집 키우기도“브랜드 인지도 높일 수 있는 서울 진출로 성과내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호실적을 거두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들 건설사가 정비사업에서 좋은 성적표를 기록한 배경에는 국내 주택경기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 시장이 올해 특히 커지며 건설업계의 실적으로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굵직한 수주물량 상당수를 대형사들이 차지하면서 10위권 밖의 중견사들은 수주전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도시정비사업은 대부분 대형사들이 수주를 따내 중견사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중견사들은 각 사만의 방식으로 생존경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건설그룹과 호반건설이 지역 건설사를 넘어 대형 건설사로 도약하고 있다. 중흥그룹은 올해 하반기 부천 원종동, 오정동 및 인천 효성동 정비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서울 노원구 월계동 및 의정부 가능동 일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중흥그룹은 수도권 등에서 중대형 정비사업 외 소규모 재건축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주실적을 올리며 올해 약 7200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아울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로써 중흥그룹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진행해온 인수 실무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중흥그룹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7위 중흥토건(2조585억원)과 40위 중흥건설(1조1302억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에 대우건설(8조7290억원)을 인수함으로써 평가액을 단순히 합산하면 11조9177억원에 달한다.

이에 중흥그룹은 중흥그룹의 부동산 개발능력과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건축· 토목·플랜트 시공 능력 등으로 시너지를 내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중흥그룹은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서울 도시정비사업에서 연이어 시공권을 획득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처음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진출한 호반건설은 올해 6건을 수주했다. 호반건설은 최근 서울 동작구 ‘사당동 206-1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호반건설은 지난 1월 경기도 부천 삼익아파트 2동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인천 서구 석남동 490번지 일대, 인천 서구 동진3차아파트, 부천 삼익아파트 1동·5동, 사당동 206-1번지까지 수주에 성공했다. 또 부천 삼익아파트5동과 사당동 사업까지 2건을 수주했고 서울 성북구 길음시장 정비사업에서도 시공권을 확보하는 등 수도권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해 4월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390억 원 규모의 무상품목 및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를 제시했으나 수주에 실패했다. 다만 호반건설은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을 투표에서 이기며 건설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애초 신반포15차 수주전은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도시정비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한 가운데, 수도권과 서울의 틈새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 호반써밋 브랜드를 확장하고 강화해 나가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호반건설이 올 한 해 호반써밋의 브랜드를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수도권과 서울에서 집중 공략이 가능한 단지를 선정하고 브랜드 타운 형성에 주력하는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 역시 서울 도시정비사업의 수주에 성공하며 브랜드 가치 올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8월 서울 양천구 대경연립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세대 수가 186세대에 불과해 총공사비는 406억 원으로 사업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반도건설이 4년 만에 서울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수주한 재건축 아파트에는 반도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반도유보라’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브랜드를 서울에 알리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다. 진입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을 따냈을 때 상징성도 크다. 반도건설은 2017년 서울 영천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한 이후 서울에서 한 건도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이처럼 반도건설은 4년 만에 서울에서 재건축사업을 따내면서 주택사업 수주 확대에 힘을 받게 됐다. 여기에 주택사업 수주에서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BI) 강화를 위해 ‘반도유보라’의 브랜드이미지를 더 고급스럽게 리뉴얼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올해 초 수주한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은 2200세대, 공사비 4776억 규모로 상계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지다. 지금까지 동부건설이 서울에서 추진했던 사업과 성격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동부건설은 서울에서 200세대 아래의 소규모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주력해 왔다.

동부건설의 최근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 108세대 서울 서초 중앙하이츠 1,2구역 재건축사업과 108세대 반포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2019년에는 90세대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사업과 156세대 영등포 가로주택정비사업, 2020년 196세대 고덕대우 재건축사업 등 소규모 사업이 대부분이다.

이는 동부건설이 서울에서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더 높이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1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도시정비사업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계룡건설산업은 충청권 1위 건설기업으로 공공발주사업에서는 해마다 1~2위를 다툴 정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수주경쟁이 치열한 데다 대형건설사들과 인지도 경쟁에서 밀려 많은 실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서울에서 영등포구 영등포1-2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 데 이어 성북구 장위11-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장위11-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 당시 조합원의 분담금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 보문2구역, 서울 동선2구역, 송파위례신도시, 고덕강일지구에 지속적인 서울 진출과 분양에 성공하고 있으며, 수도권 정비사업으로는 성남, 부천, 인천에서도 공급이 예정돼 있다.

계룡건설은 새 주거 브랜드를 론칭해 역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계룡건설은 프리미엄 이미지의 새 주거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브랜드인 ‘리슈빌’이 아닌 새로운 이름의 뉴 브랜드를 론칭해 주택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한양건설도 올해7월 주택 브랜드 ‘수자인’을 리뉴얼 이후 수주 성과가 돋보인다. 수자인 브랜드 리뉴얼 이후 서울 노량진 역세권 청년주택과 강북 미아1구역, 수원 조원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전주 에코시티 주상복합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냈다. 기존 아파트 위주에서 오피스텔, 주상복합, 역세권 청년주택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건설사 입장에서 일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성과를 내는지 여부에 따라 상위 건설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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