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2022 IPO 대어|②현대엔지니어링]공모자금 신사업에 투자···“공모가 보수적인 수준”정의선 4000억 실탄 확보···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총 1600만주를 공모한다. 오는 25~2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 뒤 2월 3~4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2월 15일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974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화공, 전력, 건축, 주택, 인프라·환경, 자산관리사업을 영위 중인 종합건설기업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조3907억원, 영업이익 3142억원, 순이익 2432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그린환경에너지(G2E), 차세대 소형원자로 사업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공모가 책정, 보수적인 수준···“기업가치 할증 전망”
현대엔지니어링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7900~7만5700원이다. 이를 토대로 추정한 상장 후 시총은 4조6300~6조500억원이다. 공모가는 주당 평가액 8만8958원에 14.90~34.91%의 할인율을 적용해 책정됐다. 상장시까지 경쟁사 시총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건설 업종 내 시가총액 2위(공모가 하단) 혹은 1위(공모가 상단)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IPO 진행 과정에서 기업 목표 시총을 10조원대로 점쳤다. 하지만 경쟁기업인 주요 건설사들이 3분기 실적 부진으로 하반기 들어 주가가 하락했고 대선을 앞두고 정책 방향성에 따른 섹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모가 밴드가 보수적으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자금 사용목적을 감안하면 피어그룹 대비 밸류에이션 할증을 기대할 수는 있을 전망”이라면서도 “향후 진행될 IPO설명회를 통해 보다 자세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성은 따져볼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 규모는 주요 건설사들과 유사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최대 절반 이상 낮았다.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8.5~8.6%로 10%를 넘는 GS·대우·DL 등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제시한 2021년 예상 매출은 7조5000억원이다. 2021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5.8%가 4분기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해도 이는 HDC DVP(13%), DL이앤씨(12%), 대우건설(8.4%), GS건설(7.8%) 등의 영업이익률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되나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재점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공모주식 중 75%(1200만주)를 구주매출로 배정한다. 정의선 회장이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지분 상속이나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IPO를 통해 534만주를 구주매출한다. 공모가 하단 기준 3093억원을, 상단 기준 4044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정몽구 명예회장(142만936주)은 최소 823억원을, 현대글로비스(201만3174주)는 1166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최대주주 현대건설의 구주매출은 없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17.3%)→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 핵심3사 지분율은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모비스 0.32%로 낮은 편이다. 때문에 정 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은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전날 장마감 이후 현대글로비스 지분 각 3.3%, 6.7%를 칼라일그룹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정 회장의 주식 매각대금은 약 2009억원이다. 다음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후 정 회장은 6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정의선 회장의 지분 매각은 지배구조 변화의 준비과정일 수도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변화 및 경영권 승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향후 지배구조 변화 과정은 시장친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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