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감정평가서·KB모바일인증서·디지털점포 '속속'차별화·생활금융·플랫폼 조직개편 '키워드'로 속도전"올해 모바일 앱 월간 이용자 수 인터넷은행 넘겠다"
25일 국민은행의 최근 움직임을 종합하면 '디지털'이란 단어가 처음이자 끝일 정도의 키워드로 인식된다.
당장 국민은행은 지난 14일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함께 '디지털 감정평가서'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이는 종이가 필요 없는 전자 문서 형태의 감정평가서다. 이를 이용하면 수신하는 데 2영업일이 소용됐던 감정평가서를 전자 서명과 전자적 송수신 방식으로 즉시 수령할 수 있다. 신속한 담보 평가와 대출 심사가 가능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감정평가서 진위 확인으로 위·변조도 손쉽게 방지한다.
지난 16일에는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를 자축했다. KB모바일인증서는 국민은행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도 본인 명의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발급받을 수 있는 인증서다. 복잡한 암호 없이 패턴·지문·페이스 아이디로 간편하게 로그인해 정부24, 국세청 홈택스, 국민비서 등 56개 공공 서비스에서 간편인증을 할 수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KB모바일인증서는 월평균 7700만건 이용자 수를 기록하면서 금융권 대표 인증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4일에는 이마트와 손잡고 '디지털 편의점 점포' 개설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는 오는 4월에 'KB디지털뱅크NB강남터미널점'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고속터미널역에서 STM(스마트텔러머신)·화상상담 전용창구 등 국민은행 영업점 창구 수준의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도심 속 휴식'을 내건 캠핑카 형태의 부스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디자인의 점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신한은행이나 하나금융이 각각 강원도 정선과 서울 송파구 편의점에 혁신 점포를 개설한 것과 비슷하지만 이들과 비교해 유동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에 이마트라는 대형마트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돼 눈길을 끌었다.
국민은행이 연초부터 이렇게 디지털 행보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신임 이재근 행장의 취임사가 힌트다. 이 행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KB스타뱅킹 등 KB의 플랫폼이 고객의 일상생활을 아우를 수 있도록 완성도를 계속 높여 나가겠다"며 "KB형 플랫폼 조직 2기 전환 등 조직 개편으로 추진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이 언급한 KB형 플랫폼 조직 2기 전환은 올해 조직 개편에서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신사업부와 인증사업부를 그 안에 넣어 플랫폼 조직으로 만든 것을 뜻한다. 디지털신사업본부는 빅테크에 대응해 KB플랫폼의 성장을 담당하고 디지털신사업부는 전반적인 체계적 대응을 담당한다. 새로 탄생한 금융플랫폼본부는 KB스타뱅킹이 금융과 생활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슈퍼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구상한다. 펀드서비스, 디지털신사업, KB모바일인증, 공급망금융, 기업자금관리, 기업뱅킹, 기관영업, 글로벌디지털 등 8개 부문도 개발 담당자와 운영 담당자가 한 조직에서 연계하는 데브옵스 조직으로 묶었다.
이를 토대로 국민은행은 올해 모바일 앱 '스타뱅킹'의 월간 이용자 수(MAU) 목표를 1500만명으로 설정했다. 조영서 KB금융 디지털플랫폼 총괄 전무는 "한국의 전체적인 금융시장에서 모바일 뱅킹앱으로 인정받으려면 MAU가 1000만은 넘어야 한다"며 "금융시장의 넘버원이 되기 위해 올해 스타뱅킹의 목표를 올해 1500만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토스(1400만명)와 카카오뱅크(1250만명)을 뛰어넘겠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스타뱅킹의 지난달 MAU가 약 900만명으로 알려졌는데 은행권에선 전통 은행이 가진 다양한 채널이 완벽히 녹아들면 국민은행의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 이체와 소액 대출을 제외하고 기존 은행이 가진 자산관리나 여러 연계 편의 서비스가 앱으로 녹아들면 충분히 기존 은행 앱이 인터넷 은행 앱을 뛰어넘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는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플랫폼 집중으로 은행 앱이 불편하다는 인식을 덜어내면서 확실히 점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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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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