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전직' 타이틀 달고 대선후보 공개 지지 나서현직 "이번 정부 수혜 인물" "정권 교체 과실 노릴 것" 평가절하거론된 금융사는 내심 '부글부글'···현 체제와 연결될라 '선긋기'
21일 금융권과 정치권 관련 동향을 종합하면 두 대선후보의 각종 여론조사가 팽팽한 것 만큼이나 공개 지지에 나선 전직 금융권 인사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먼저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시석중 전 IBK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백국종 전 우리은행 부행장, 심재오 전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조기욱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박종길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정기영 상상인증권 전무, 최인우 전 신한생명보험 본부장 등이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인물은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김주하 전 NH농협은행장 , 유상정 전 IBK기업은행 부행장, 문병천 전 흥국화재 대표, 권태억 전 신용보증기금 본부장, 조재현 전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장주성 전 기업은행 부행장, 김오연 전 예금보험공사 감사, 조중욱 전 한화금융에셋 대표, 안영모 전 우리은행 지점장 등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금융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기본대출' 등의 공약과 이를 실제로 실행할 '실행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정책공약 중 하나로 기본대출을 포함한 청년기본금융제도를 약속했다. 이는 청년층이 1000만원 이내의 돈을 장기간 은행 이자 수준으로 빌릴 수 있게 해 대부업체의 비싼 이자에 내몰리지 않게 하자는 취지다. 정부가 보증을 지원해 부실을 떠안는 구조인데 부실률을 5%로 높게 상정하더라도 예산 500억원으로 1조원 정도의 기본대출이 가능하다는 게 이재명 후보의 설명이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쪽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금융 감독 실패로 라임과 옵티머스 같은 불량 펀드가 생산돼 유통됐으며 특히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되고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흐름에서 정부 정책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후보가 내건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 투명 공시에 주목해 최근 금융당국 주도의 가계대출 옥죄기 국면에서 대출 수요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윤 후보가 시장을 다독이며 돌파할 것에 큰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금융권에 몸담고 있는 현직들은 이런 정치적 입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장 '신뢰'가 핵심인 금융 산업 특성상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뒷말이 나올 경우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고 추후 행보마저 이런 논란과 연결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드보이'들이 '전직' 타이틀을 달고 나서는 금융사들은 관련 얘기들에 입을 다물며 불편해 하는 심기가 감지된다. 한 금융권 인사는 아예 "지금 나오는 기본대출이나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이 투명 공시 공약 모두 금융사 입장에선 지나치게 정부가 금융에 간섭하는 관치 금융으로 흐를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런 식의 퍼주기 금융으로 비치는 것이 반가울 리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금융권 인사는 "전직이라는 타이틀이 달렸지만 이런 말들이 괜히 전직 시절부터 같이 근무하며 여전히 현직에 있는 인사들까지 연결돼 회사 전체의 시각으로 흐르는 것이 우려된다"며 "현직 금융권 인사 중 대놓고 대선 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별개로 한쪽에선 결국 이들 '올드보이'들도 정치권 입맛에 맞게 각자의 이익을 위한 지지 선언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공개 지지를 선언한 이들 중 특정인은 이번 정부의 인사 수혜를 보면서 '낙하산'으로 분류되거나 또 다른 특정인은 지난 정부에서 잘나가다가 이번 정부에서 뒤로 밀려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고 하는 인물과 그의 과거 이력을 보면 해당 노선 정부에서 낙하산 인사로 이득을 봤다는 평가도 가능하다"며 "금융권 공약을 두고 이런 저런 논의가 오가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하물며 전직을 포함해 현직까지 공개 지지에 연결되는 것은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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