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도토리통장'으로 '싸이월드 공동사업' 첫발 메타버스 기반 은행 점포 구축에도 속도 낼 듯게임형식의 '서비스 체험'에 금융상담까지 제공기업은행 "싸이월드 플랫폼 '재오픈 시기' 관건"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싸이월드의 클로즈베타 버전인 '도토리 원정대' 서비스에 합류했다. 테스트 기간에 '미니룸'을 열고 서비스 점검에 동참하는 한편, 참가자에게 싸이월드 전용 상품을 소개한다.
기업은행은 이미 'IBK도토리통장' 예약 이벤트에 착수했다. 이는 싸이월드의 특색을 반영해 마련한 입출금식통장인데, 잔액 0~20만원 구간에 대해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가령 40만원을 예치시켰다면 그 중 20만원엔 연 5%의 금리가 붙는다는 얘기다. 상품은 싸이월드 앱 정식 오픈 이후(상반기 내) 출시된다.
또 기업은행은 'IBK도토리통장'에 도토리(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구매 건수와 거래 내용, 핵심예금 평균잔액에 따라 리워드를 제공하는 등의 특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싸이월드와 손잡고 이색 도전에 나서는 것은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흐름에 올라탐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평소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모든 직원이 산업과 기술의 미래를 잘 읽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사람·기술 중심 혁신금융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해왔다.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자 업계에선 기업은행의 다음 스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로 메타버스 기반 가상 영업점 'IBK도토리은행'의 향방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이 싸이월드 측과 제휴 협약을 맺으며 그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어서다.
기업은행은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점할 'IBK도토리은행'의 설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플랫폼이 가동되면 본격적인 서비스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미니룸' 형태의 클래식 점포와 메타버스 점포의 큰 차이는 서비스 형식에 있다. 기업은행은 클래식 버전으로는 은행 상품·서비스 홍보에 집중하고, 메타버스 버전을 통해선 게임형식의 금융서비스 체험에 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특화 상품도 구상하고 있다. 플랫폼 내에서 원하는 가상의 동물을 선택한 뒤 만기까지 키워나가는 메타버스 방식 적금, 동호회 자금관리를 돕는 '클럽친친 통장' 등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소비자가 싸이월드 도토리를 자산으로 활용해 가입하는 가상의 금융 상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도는 금융 영업에 메타버스를 접목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메타버스 버전의 'IBK도토리은행'이 열리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계획이 싸이월드의 재오픈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싸이월드 운영사 싸이월드제트는 작년초부터 서비스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시스템 구축에 애를 먹는 모양새다. 경영진 교체와 잦은 일정 연기로 눈총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엔 싸이월드의 이름을 딴 가상자산 운영 건으로도 법정 분쟁에 휘말려 도마에 올랐다.
이렇다보니 '국내 첫 메타버스 은행 점포' 타이틀을 기대하던 기업은행 측도 사업 지연에 아쉬워하는 눈치다.
현재 은행권 내에선 메타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로블록스'에 KB금융타운 베타 버전을 열고 사업 가능성 검증에 착수했다. 신한은행 역시 작년 9월 사업자를 선정한 뒤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예고한 상태다. 아울러 농협은행도 오는 3월 'NH독도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싸이월드 앱 승인이 지연되고 있어 일정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차근차근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맞춤형 상품 출시, 메타버스 영업점 입점 등을 단계별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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