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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만 '4.4조'···IFC 원하는 신세계에 대한 엇갈린 평가

몸값만 '4.4조'···IFC 원하는 신세계에 대한 엇갈린 평가

등록 2022.03.08 13:26

수정 2022.03.08 14:04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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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이지스, IFC 인수전 숏리스트 선정국내 경제 '슬로플레이션' 우려···자금 부담↑여의도 호재 가득···"인수 효과 상당할 것"

신세계그룹이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IFC 인수전에 참여했다.신세계그룹이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IFC 인수전에 참여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에 참여한 신세계를 향한 시선에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경제 저성장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이 오가는 딜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여의도 재개발에 따른 상권 활성화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통한 자산 가격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신세계가 IFC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IFC 매각 주관사인 이스트딜시큐어드는 최근 신세계-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맵스리츠를 최종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로 선정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열린 본입찰에는 이들을 포함해 싱가포르계 투자업체 ARA코리아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5곳이 참여했으나 매각 협의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인수를 포기했다. 두 차례 입찰 과정을 거치며 IFC 몸값이 3조원 대에서 4조원 대로 오른 것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수전은 신세계그룹의 참여로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신세계그룹은 1차 입찰에서부터 부동산 투자개발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의 컨소시엄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신세계는 IFC를 복합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 하는 것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을 통해 여의도 상권 공략에 성공한 만큼, 신세계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IFC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이들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IFC 몸값이 4조4000억원까지 오른 것은 신세계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것이 최근 경제 전망은 어둡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글로벌 성장을 둔화시키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한층 높일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다. 국내 경제 또한 '슬로플레이션(저성장 속 고물가)'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 시중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둔화하면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돼 내수시장이 침체되기 마련"이라며 "4.4조원이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시중 금리 상승에 대한 신세계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급격한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신세계프라퍼티는 미국 자회사인 스타필드 프라퍼티스를 통해 현지 와이너리인 '쉐이퍼 빈야드'와 관련 부동산을 299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이마트가 별도 출자를 하지 않기로 해 인수 자금 조달은 오롯이 신세계프라퍼티의 몫이 될 전망이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신세계프라퍼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06억원이다. 종속회사를 제외한 개별기준으로는 194억원에 불과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와이너리 인수 자금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나, 이를 위해선 부채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신세계프라퍼티가 IFC 매입을 위해선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IFC 인수전을 향한 시선이 마냥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다. 긍정적인 평가도 상당하다. 수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인수전이 흥행한 데에는 여의도의 대형 빌딩 수요 증가, 여의도 상권 확대, 자산 가격 상승 등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JJL코리아가 발표한 '2021년 4분기 서울 오피스 및 리테일 시장 동향'에 따르면 여의도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든 12.5%를 기록했다. IFC의 경우 올해 들어 공실률이 1% 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 스타트업 증가 등으로 여의도 오피스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한강변 재개발을 통한 '한강 르네상스' 부활이 전망되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서울시는 최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35층 제한 규제를 삭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그간 층수 규제를 받았던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을 통해 여의도 인프라가 새로 조성될 경우 이 지역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IFC 가격 상승도 노려볼 수 있다. 실제 현 소유자 브룩필드자산운용 또한 지난 2016년 IFC를 AIG로부터 2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4조원 대 매각에 성공할 경우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더현대 서울 방문객의 약 11%가 IFC몰을 방문했다"며 "그만큼 교차 방문이 활발하다는 증거로, IFC몰이 신세계로 탈바꿈할 경우 이 같은 수치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의도는 재건축 이후 상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인수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수 또한 이지스자산운용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신세계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고, 신세계그룹이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있어 재무적 부담 또한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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