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석 민주당 여가부 폐지 '불가' 입장 확고여성·성평등 의제 중심 당 쇄신 방향 강조'대장동 특검' 3월 임시국회 처리 목표
◇ 민주, 여가부 폐지 '불가', 개편은 '가능' =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며 비대위원 절반을 2030세대로 채웠다. 특히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박지현 전 선대위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을 선임하면서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여성과 성평등 의제를 향후 당 쇄신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또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이른바 '남녀 갈라치기' 전략에 대응해 2030여성들이 이재명 전 후보에게 막판 결집한 표심을 그대로 수용하고,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를 고리로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사실상 대선이 '연장전'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박 위원장 선임 배경을 설명하며 "저희에 매우 따가운 질책을 해 주시던 2030 청년들이 마지막에 과감한 정치적인 결단을 내리고, 우리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주신 데 대한 감사의 표시"라며 "앞으로 우리 당은 2030세대가 보다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정당으로 쇄신해 나갈 것이다라고 하는 방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민주당 '민생개혁법안 실천을 위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윤 당선인이) 여가부 폐지를 시도하고 인수위에 여성 할당을 배려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건 국정운영의 기본을 저버린 행태"라며 "여성에 대한 존중·배려는 우리 사회의 균형을 잡고 뿌리 깊은 차별을 철폐해 국민을 통합하는 방안이다. 이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면 안 되고, 국회에서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서영교 의원 역시 "(윤 당선인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여가부는 아동·청소년·한 부모 가정·양육·부양 그리고 다문화 가정 등 여성 관련 내용이 포함된 역할을 한다. 여가부의 존재를 제대로 들여다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여가부를 폐지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173석을 가진 민주당이 숫자로 이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폐지'는 불가하지만, 명칭 변경과 일부 업무 조정 수준의 개편에 대한 수용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지현 위원장은 1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 측이 말하는 폐지 이유도 결국에는 더 피해자를 잘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들이 말하는 것도 개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가족부가 이름 때문에 그동안 여성을 위한 부서로만 보여진 부분이 있는데 '성평등가족부' 등의 명칭으로 변경할 수는 있다"며 "사회 불평등 이슈를 완화하고 개선해 나가는 부서는 분명히 필요하다. 전면 폐지라든가 부처를 통폐합해 고유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재명 전 후보도 대선 과정에서 여가부의 명칭을 성평등가족부로 변경하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당 쇄신 과정에서 나오는 민주당의 '여가부 폐지 반대'와 같은 성평등 강화 목소리는 대선 이후 2030 여성의 당원 가입이 증가하는 상황과 맞물리며 더 커질 전망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대선 직후부터 지난 13일까지 대략 10만명이 새롭게 당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특히 서울시당에서는 대선 다음 날인 10일과 11일 이틀 동안만 1만1000여명이 당원으로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여성이 80%에 육박했고, 2030여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의 여성 혐오·배제 정책에 반감을 보인 여성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 막판 표를 몰아준 결과가 대선 패배 후에는 민주당 당원 가입으로 이어진 것이다.
◇ '대장동 특검' 민주 "우리가 중립적 법안", 국힘 "가짜 특검" = '대장동 특검' 추진도 여야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지점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장동 특검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태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자신들의 특검법안을 고수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대장동 특검법'을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지난 14일 "야당의 주장을 검토는 하겠지만 저희가 내놓은 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저희가 내놓은 특검안이 이미 중립적인 안"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선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상설특검법을 이용한 특검요구안을 발의한 상태다.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 당선인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까지 포함돼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별도의 특검법은 이름부터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의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제공 및 연루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이 전 후보만 수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 민주당의 주장처럼 상설특검법을 이용하면 특검 후보 추천위원에 법무부 차관 등이 포함돼 현 정부와 민주당의 영향력이 작용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특검법을 '꼼수'로 규정하고 "특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특별검사를 누가 지명하냐는 것인데 도둑이 그 수사관을 지명하겠다는 것은 사건을 은폐하겠다는 꼴 아닌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 3자의 지명에 의해서 특별 검사를 임명해야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3월 임시국회 특검법 통과' 추진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통보받은 바가 없다"며 "그렇게 했다가는 국민들 심판에 직면하고 민주당은 폭삭 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moon334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