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의 국장급 인사 거절에 과장급 1명 파견尹 친기업 기조 행보 공정위 정책·역할 축소론
23일 인수위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구성림 지식산업감시과장을 인수위 경제1분과 실무위원으로 파견했다. 업계 안팎에선 공정위에서 최소 2명이 선택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수위 측에서 국장급 인사 파견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위는 법조계와 경제계 쪽 전문가를 공정위 전문위원으로 선임했다. 내부 실무위원보다 외부의 위원들에게 공정위 사정을 맡긴 셈이다.
이를 두고 차기 정부가 공정위 개혁에 앞장설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공정위는 문재인 정부 '재벌 개혁' 기조에 발맞춰 규제 강화·조직 개편 등에 힘써왔다. 특히 현 정부 초기인 2017년 신설된 기업집단국은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며 각종 제재는 물론 규제에 열을 올렸다. 기업집단국은 당초 한시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대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제재로 지난해 5월 정규 조직으로 승격했다.
이제 막 상설조직으로 거듭난 기업집단국이 차기 정부에서는 현 정권 초기처럼 칼을 휘두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당선인이 '친기업' 행보를 예고하고, 각종 기업 규제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은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윤 당선인은 경제6단체장을 만나 친기업 기조의 국정운영 방침을 내비쳤다.
윤 당선인은 "기업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며"공무원들이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하려하고 갑질을 하면 바로 전화하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정위가 준비한 플랫폼 규제 법안의 재검토 가능성도 공정위 역할 축소론을 키우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공약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법안 규제 완화를 강력히 약속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부처 간의 플랫폼 규제 권한 다툼이 곧 끝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공정위 주도의 온라인플랫폼법·전자상거래법 대신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을 활용한 규제가 주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조성욱 현 공정위원장을 이을 신임 공정위원장에도 기업 친화적 시각을 가진 인물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벌 개혁 분야보다는 갑을관계 개선·독과점 해소 등의 분야에 정통한 전·현직 공정위 관료의 기용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살펴보면 기업을 신뢰하고 규제를 풀어주되 잘못하면 일벌백계하자는 것으로, '아예 싹을 자르자'와는 기조가 다르다"며 "기업의 편안한 경영환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bse100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