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벤처캐피탈 '동원기술투자' 출범···"일반지주사 CVC 설립 첫 사례"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동원그룹이 벤처캐피탈(CVC) '동원기술투자' 설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작년말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한 뒤 소관법령에 따라 설립부터 등록 절차까지 마친 첫 사례다.

31일 금융감독원은 동원그룹이 일반지주회사 중 처음으로 CVC 설립과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동원그룹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동원기술투자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금감원에 등록을 신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동원기술투자가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금융 관계 법령에 따른 요건을 갖췄는지를 심사했다. 특히 등록신청 이전부터 동원 측과 사전면담 등을 통해 법령 요건에 맞춰 CVC가 적법하게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동원기술투자는 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미래사업 육성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벤처기업과 신기술사업자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운영해 국내 벤처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측은 제1호 CVC 설립·등록을 계기로 일반지주회사의 CVC 설립과 벤처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대·중견 기업집단도 추가로 CVC 설립에 나설 것이란 진단이다.

금감원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CVC 관계기관 협의체'를 꾸렸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의 원활한 CVC 설립과 운영을 지원한다.

협의체는 분기별 회의를 통해 CVC 동향과 현안을 점검하고 등록·운영 과정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모범사례 전파 등 소통 활동도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3개 기관은 협의체를 통해 대·중견 집단이 CVC를 통한 유망 벤처기업 발굴·육성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매년 정기 실태조사를 통해 제도개선 효과와 개선점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시행 초기 업계의 CVC 설립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등록 심사절차 효율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대·중견집단의 벤처투자를 위해 일반지주회사가 신기사를 설립하는 경우 나머지 경우와 구분해 투트랙으로 신속한 심사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