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전 참여로 주가 수십배 급등금융당국, 인수전 참여 기업 감시 및 조사 방침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 중에서는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처분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증시에서 쌍용차 인수전 관련주는 지난해 4·5월부터 급등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거나 검토한 적이 있다고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알려진 곳은 에디슨모터스(에디슨EV·유앤아이), SM그룹(남선알미늄·대한해운·티케이케미칼), 쌍방울그룹(광림·나노스·비비안·아이오케이)과 KH필룩스그룹, KG그룹(KG동부제철·케미칼·ETS·모빌리언스·이니시스) 등이다.
한국거래소가 이들 종목의 등락폭과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에디슨EV는 법원이 쌍용차 회생 절차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3월 초부터 주식 거래 정지 전날인 지난달 29일까지 수정 주가 기준으로 주가가 대폭 올랐다. 지난해 3월 9일 장중 최저가 1343원에서 11월 12일 장중 8만2400원까지 올라 6,036%(60.3배)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87억원으로 작년 하루 평균 13억원의 53배에 이른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267만여주로 평균 14만여주의 19배를 웃돈다.
쌍방울그룹은 지난달 31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 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쌍방울 그룹주 주가와 거래대금을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8일까지 보면 쌍방울 주가는 장중 626원에서 1565원으로 150% 급등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이 기간 2148억원으로 작년 12억원의 179배로 늘어났다.
광림 주가는 2475원에서 5430원으로 나흘 새 119% 급등했고, 미래산업과 나노스도 각각 98%, 81% 올랐다.
아이오케이는 지난달 31일 1210원에서 지난 5일 장중 2185원까지 1.8배로 뛰었다가 주식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곧바로 1130원까지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
뒤늦게 지난 6일 인수전에 뛰어든 KG그룹 계열 KG동부제철(66%), KG케미칼(64%), KG ETS(51%), KG모빌리언스(33%) 등 상장사는 사흘간 33∼66%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전 참여 기업들이 진정성이나 인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주가 급등만 보고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나 관계사들의 주식을 매입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선 쌍용차 인수전에서 주가가 요동친 기업들의 '먹튀' 가능성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디엠에이치 등 투자조합 5곳이 에디슨EV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 급등을 틈타 처분해 도덕적 해이가 논란이 됐다. 투자조합 5곳의 지분율은 지난해 5월 말 34.8%에서 같은 해 8월 초 11.0%로 낮아졌다.
또 쌍방울그룹 계열사 미래산업이 지난 4일 보유 중이던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124억1479만원에 처분했다고 공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주당 평균 매각가는 1917원 수준으로 쌍용차 인수전 참여 이슈로 주가가 급등하기 전날인 31일 종가 1235원과 비교해 55%가량 높다. 처분 가격은 매수 단가보다 낮더라도 최근 주가 급등으로 손실을 줄인 셈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관련주의 주가 조작 여부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거래소는 쌍용차 인수를 둘러싸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들의 부정 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층 감시 중이다. 모니터링 결과 이상 징후가 적발되면 금감원이 제재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부실기업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가의 이상 변동과 관련해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으로 협력하고 금감원 내 공시·조사·회계 부서 간 긴밀한 공조로 조사역량을 집중하라"고 지난 8일 지시했다. 이는 최근 쌍용차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 급변동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의 증권보고서 등 공시서류에 허위 기재나 누락 항목이 있는지 심사하고 감사보고서도 집중적으로 살펴 문제가 적발되면 바로 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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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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