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 텔레칩스 지분 투자·매그나칩 인수전 참여정부 빅딜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접어···팹리스 적극 투자매그나칩 품을 경우 시스템반도체 분야 경쟁력 강화
19일 LX홀딩스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 17일 매그나칩 매각 주관사인 미국 JP모건에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인수 금액은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구본준 회장은 LG그룹 시절부터 반도체 사업에 애정이 큰 것으로 잘 알려졌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를 점찍고 'LG 반도체'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그룹 내 알짜 회사로 키워냈다. 1998년에는 직접 LG반도체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1999년 정부 반도체 빅딜로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회사를 넘기며 구 회장의 '반도체 꿈'은 멀어졌다. 당시 구 회장은 정부 빅딜에 강하게 반대했으나 금융제재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구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아쉬움을 접고 2014년 국내 팹리스 1위 업체였던 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을 인수했다. 이후 LG와 LX그룹 계열분리 당시 실리콘웍스는 LX그룹에 편입돼 LX세미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실리콘웍스가 LX그룹 품에 안기며 향후 구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어떻게 키워낼지에 주목했다.
지난해 5월 계열분리 후 1년간 LX인터내셔널을 통해 신규 먹거리 확보에 힘쓴 구 회장은 뒤이어 반도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구 회장은 LX세미콘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양재캠퍼스에 집무실을 마련해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LX세미콘은 제조 공장을 갖고 있지 않은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반도체 개발, 설계 후 생산은 파운드리에 맡긴다. 주력 제품은 TV,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X세미콘이 매그나칩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스템반도체 분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그나칩은 2004년 당시 하이닉스반도체 비메모리 부분이 분사하며 출범했다. 본사와 생산시설은 국내에 있으나 주요 주주는 미국계 헤지펀드들로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최근 중국계 편드에 매각이 진행 됐으나 미국 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하며 협상이 끝내 불발됐다.
매그나칩은 DDI와 전력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DDI의 경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 이어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다. LX세미콘과 사업영역이 일부 겹치지만 업계에서는 고객군이 LG그룹향에 편중돼 있는 LX세미콘이 매그나칩 인수를 통해 고객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매그나칩은 청주 연구개발(R&D) 시설과 8인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구미 팹을 보유 중이며 차량용 반도체 노하우도 갖고 있다.
2대 주주로 올라선 텔레칩스와의 협업도 기대되고 있다. LX세미콘은 지난 17일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 텔레칩스 지분 10.93%를 취득하며 차량용 반도체 관련 R&D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취득 금액은 267억705만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34%에 해당한다. LX세미콘은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기술 및 연구개발 등 사업협력 추진"이라고 밝혔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와의 협업을 통해 차량용·가전용 시스템온칩(SoC),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사업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의 SoC 부문 매출은 지난해 기준 전체 12% 비중을 차지했으나 대부분 디스플레이향에 집중돼 성장성이 제한적이었다"며 "반면 텔레칩스는 자동차 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AVN), 디지털 콕핏용 AP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향후 양사간 협업은 제품 다변화를 통한 LX세미콘의 SoC 사업 확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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