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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덕수 인준 어쩌나···'독선 견제'와 '선거 역풍' 사이 고심

민주당, 한덕수 인준 어쩌나···'독선 견제'와 '선거 역풍' 사이 고심

등록 2022.05.19 15:36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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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본회의 총리 인준안 표결 앞두고 의원총회당내 가·부결 의견 첨예하게 엇갈려의원 '자율 투표' 제3의 대안도 나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본회의 표결 처리를 하루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의 '절대 불가' 입장을 무시한 '한동훈 임명' 강행으로 사실상 협치가 파기돼 '부결'해야 한다는 입장과, 새 정부 '발목잡기'로 6월 지방선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며 '가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한 상황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현재까지는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운 상황이다.

전날 박홍근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최종 입장을 정해야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부적격 의견이 현저히 높다"며 "(한동훈 장관 임명 이후로) 일방 독주 독선을 규탄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격양돼 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19일 정책조정회의에서도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첫 시정연설에 예우를 다하려고 노력했고 윤 대통령의 의회주의와 협치의 강조에 일말의 기대도 가졌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다음 날 가장 큰 갈등적 인사이자 자신의 최고 복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고, 한 장관은 전광석화처럼 윤 대통령과 자신의 핵심 측근들로 인사를 단행해서 거침없이 검찰을 장악하며 결초보은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에 이은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특수통 검사들이 요직을 꿰찼고, 이전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내면서 민주당의 강경 입장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나친 욕심으로 협치와 신뢰의 버스는 이미 떠났다"며 "민주당은 내일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공정과 상식 그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임명동의안 문제를 책임 있게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부결'에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한 후보자 인청특위 간사였던 강병원 의원은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한 후보자 인준 반대를 우리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해야 한다"고 '부결' 여론 형성에 나섰다.

강 의원은 "한 총리 인준 반대는 발목잡기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의 사명이자 책무"라며 "한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고 주장해온 우리 스스로가 인사청문회는 무의미한 절차라고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총리 인준안 부결이 6·1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새 정부 출범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 자칫 '발목잡기' 프레임에 휘말릴 경우 가뜩이나 불리한 선거 판세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이끄는 이재명 상임고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쨌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고, 우리는 임명하는 입장이 아니라 동의하는 입장"이라며 "첫 출발하는 또 새로운 진영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점도 조금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인준안 가결에 힘을 실었다. 이 위원장은 전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정부 출범 초기이니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역시 지난 15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지만 인준한 후 나중에 책임을 묻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당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협조론'을 강조하며 한 총리 인준안을 가결해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문 전 의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총리 (인준)에 관해서 그렇게 오래 끈 것은 아니다. 지금 여당이 야당 때 수도 없이 많은 시간을 끈 적도 있다"면서도 "결국 총리는 인준해주는 것이 기본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물론 (한덕수 후보자가) 많은 문제가 있지만 정치적으로 지금 국내외 엄청난 딜레마의 가운데 있고 위기이면서 도전의 시기"라며 "또 첫 출발을 하는 총리에 관해 너무 정략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처럼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제3의 안'으로 당론 채택이 아닌 의원 '자율 투표'에 맡기자는 의견도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굉장히 부적격한 인사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려할 필요 없이 원칙대로 판단하면 된다는 흐름과 반대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추이를 보다 더 살펴야 한다는 흐름이 있다"며 "의총 결과에 따라서 입장이 정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자유의사에 맡겨서 표결하게 할 수도 있고 여러 갈래가 남아 있다"고 '자율 투표'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의 딜레마적 상황을 반영하는 고육지책으로, 개별 의원들의 자율 투표를 통해 정치적인 부담을 덜고 인준을 통해 지방선거 역풍을 최소화하자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 전인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가·부결에 대한 당론을 결정한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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