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식량가격 오름세 지속···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

국제식량가격 상승의 국내물가 파급. 사진=한국은행 제공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식량가격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체감물가 상승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수급 상황 악화, 생산비 상은 등은 상당기간 국제 식량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식량가격을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등으로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 곡물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 비중이 높은 소맥, 옥수수, 보리 등의 공급차질 우려가 확산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유지류가격 역시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씨유 수급차질과 이에 따른 팜유와 대두유에 대한 대체수요 증가 드응로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 육류가격도 사료용 곡물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오름세가 커졌다.

이에 따라 국내 물가도 크게 오르는 모습이다. 곡물과 유지류 등 국제식량가격 상승은 국내 식료품 및 외식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농수산물의 경우 축산물가격이 돼지고기를 중시믕로 상승세가 확대됐고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은 국제식량가격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크게 확대 됐다. 금년중 가공식품가격 오름세는 지난 2011년 급등기의 오름세를 상회하고 있다.

한은은 "주요 전망기관들은 하반기중 곡물가격이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조적인 요인과 함께 작황 부진, 수출제한 확대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급차질이 이어지고 주요 곡물 생산국이 수출을 규제하는데다 이상기우헤 따른 작황 부진, 바이오연료로의 생산전환에 따른 재배면전 감소 등의 영향이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오름세 역시 원재료가격 상승 영향으로 축산물, 의약품, 화장품 등으로 파급돼 과거 급등기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농축수산물가격 1% 상승시 가공식품가격은 향후 1년간 0.36%, 외식물가는 3년간 0.14% 상승할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국제식량가격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에 대한 상방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특히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은 하방경직성이 커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체감물가* 상승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