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AAA에서 AA+로 강등 이후 안정적·긍정적 반복지난해 포스코 등급 전망 '긍정적' 평가...AAA 복귀 신호탄우호적 경영 환경 사상 최대 실적 경신...AAA 복귀 가능성↑물적분할 포스코홀딩스 연결 실적 등급 평정 근거로 변동 1분기 실적 기준 이미 등급 상향 트리거 달성...지속성 관건
NICE신용평가는 이달 포스코의 신용등급(AA+)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란 뜻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4개월 사이에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포스코는 한때 국내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보유한 기업이었다. 초우량 기업으로 당시 KT·SKT·현대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2015년 포스코와 현대차가 AA+급으로 내려가면서 현재 AAA 기업은 KT와 SKT만 남아있다.
포스코의 AA+로의 등급 하락이 예견된 건 2014년부터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2014년 6월 당시 AAA급이었떤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1년 후인 2015년 5월 AA+로의 등급 하락이 현실화됐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AAA등급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된 건 2018년 6월이다. 신용평가 업계가 포스코 신용등급 전망을 나란히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AA+등급으로의 강등 이후 3년 만에 다시 초우량 등급의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업황 침체와 대규모 투자가 맞물리면서 2년 만인 2020년 다시 '안정적' 전망을 받으며 AAA 등급 복귀가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해 NICE신용평가가 포스코 신용등급(AA+) 전망을 다시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AAA 등급 부여 가능성이 또 한번 제기됐다. NICE신용평가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이 호조세를 내고 있는 점△단기적 투자금 소요가 불가피하지만, 현재의 수익성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중장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 전망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초 포스코그룹이 물적분할에 나서면서 포스코의 AAA 복귀는 또 다시 늦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1일자로, 신설법인 포스코와 존속법인 포스코홀딩스로 분할됐다. NICE신용평가는 이를 감안, 6월 정기평가를 통해 존속법인 포스코홀딩스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도 '긍정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등급 평정 대상은 포스코가 분할 전 발행한 채권이다.
NICE신용평가의 이번 결정은 분할 이전 포스코의 채권에 대해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가 연대보증을 지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분할 전 발행된 회사채의 경우 상법 530조의 9제 1항에 의거, 분할존속법인(포스코홀딩스)과 분할신설법인(포스코)은 연대 변제 책임을 지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유지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재무제표가 등급 평정의 주요 근거가 된다.
이는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실적과 채무상환능력이 옛 포스코의 AAA 복귀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인다. NICE신용평가는 포스코그룹이 분할 이후 2차 전지 등 신규 사업을 확대, 단기적 투자 규모가 과거 대비 일부 확대된 점, 또 2021년 이후 원부자재 가격 상승 및 매출 규모 증가로 운전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나마 현금흐름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포스코의 신용등급 AAA 복귀는 어느 때 보다 높게 점쳐지고 있다. 철강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계속되면서 영업 수익성 개선 기조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은 2021년 이후 코로나 영향이 많이 완화되고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수급환경이 상당 폭 개선된 모습이다. 이는 원가 상승 효과와 맞물려 판가 인상을 뒷받침하면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연결 기준 매출 76조 3000억원 영업이익 9조 2000억원을 올리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또한 양호한 수급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에만 2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수익성이 크게 호전된 가운데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재무안정성 또한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점도 AAA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는 분할 전인 2019년 향후 5년 간 총 4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투자 집행 규모는 3조원 내외에 그치고 있다. 이는 신규 사업 등 관련해 보수적인 투자 집행 기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다만 분할 후 신사업 투자 및 주요 자회사의 신증설 투자 계획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개선된 영업수익성을 감안할 때 자체창출 EBITDA를 통해 제반 자금소요 상당부분에 안정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NICE신용평가의 의견이다. 2022년 3월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5.3%, 72.5%로 준수하다.
유동성 대응 능력도 우수하다. 2022년 3월말 기준 총차입금 24조 8000억원 중 단기성차입금은 11조 3000억원에 달하지만 보유 현금성자산 규모(19조 6000억원) 및 연간 EBITDA창출규모를 고려할 때 단기적인 차입금 상환부담은 극히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29조 7000억원의 유형 자산 중 담보 제공된 자산은 4조 4000억원(담보설정액 5조 4000억원)에 그치고 있어 보유자산을 활용한 추가적인 자금조달여력이 매우 풍부한 상황이다.
NICE신용평가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Trigger)로 포스코홀딩스 연결재무 기준의 EBITDA/매출액이 10% 상회, 순차입금/EBITDA 1.5배 하회를 내걸고 있다. 반대로 EBITDA/매출액이 10% 하회하고, 순차입금/EBITDA 1.5배 상회하면 포스코의 AAA 복귀는 다시 멀어지게 된다. 1분기 기준 해당 지표는 각각 14.7%, 0.4%를 기록 중으로, 포스코는 현재 상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다. 등급 상향 가능성이 그만큼 높단 얘기다.
다만 NICE신용평가를 제외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정기평가를 통해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분간 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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