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정기평가서 기아 신용등급(AA) 전망 '긍정적' 조정실적 개선·이익 창출력 및 재무개선 기조 유지 가능성 전망2019년 이후 3년 만 AA+ 가능성 시사...현대차·포스코와 어깨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기아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란 뜻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4개월 사이에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한신평은 '긍정적'의 근거로 △실적 개선△제고된 이익 창출력 유지 가능성△재무구조 개선 기조 유지 등을 제시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5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2020년 4분기 이후 분기별로 1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등 과거 대비 개선된 이익 창출력을 나타내고 있다.
레저용차(RV)가 판매비중 확대, 동일차종 내 상위트림 및 옵션 채택률 증가, 인센티브 하락 등으로 평균판매 단가 상승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수급불균형, 공급망 경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평균 판매 단가 상승이 원재료비 상승 폭을 상회하면서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평균 판매 단가는 2억 7900만원을 기록, 2017년 2억 2500만원 대비 5년 새 24.3% 상승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매출원가율 또한 2018년 고점(85.2%) 대비 올해 1분기 80.4%로, 5%P(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한신평은 기아의 점진적 생산, 판매량 회복, 주요시장 점유율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최근 개선된 이익창출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풍부한 백오더 물량(국내 약 50만대) 등 견조한 대기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점진적인 생산 정상화를 통해 생산 및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일거란 분석에서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위원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제고되고 있고,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인 EV6가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과거 대비 강화된 사업 경쟁력과 개선된 브랜드 인지도는 향후 공급 정상화 국면에서 판매인센티브 상승 방어 등 기아의 제고된 이익창출력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의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공장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차종 라인업과 재고를 최소화 하고 무리한 판매인센티브 집행을 지양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사업 전략을 전개하고 있어 중국 법인 손실 규모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재무구조 개선세 역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기아는 생산라인 개조와 유지 보수, 인도 공장 신축 등으로 연간 2조~3조원 수준의 자본적 지출(CAPEX)가 지속되고 있다. 미래기술 관련 지분투자 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영업창출현금을 바탕으로 투자금 소요 자체를 충당하면서 되레 자금잉여 창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말 기준 기아의 연결 순현금은 8조원까지 증가했고, 총차입금/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지표는 1년 전 1.6배에서 1.1배로 개선됐다.
한신평은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 배터리 소싱 및 연구개발,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모빌리티)등의 미래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확대된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미래사업 투자자금 소요를 자체 충당하는 현금흐름 선순환 구조가 유지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세 역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신평은 기아의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Trigger)로 △조정EBITDA/매출액 지표 8% 초과△총차입금/조정 EBIDA 지표 2배 미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를 제시했다. 아울러 등급전망 '안정적' 트리거로 △조정EBITDA/매출액 지표 8% 미만△총차입금/조정 EBIDA 지표 2배 이상을 제시했다. 1분기 기준 기아의 조정EBITDA/매출액 지표는 11.5%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조정 EBIDA 지표는 1.1배다. 현재의 지표가 유지되면 AA+로의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단 뜻이다.
기아의 신용등급이 AA+로 오르면 3년 만의 등급 복귀가 된다. 앞서 국내 3사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들은 2019년 기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비슷한 시기 '형님' 현대차의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내려왔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번에 기아 신용등급이 AA+로 오르게 되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크레딧 측면에서 현대차와 동급이 된다.
한신평 측은 기아의 등급 모니터링 포인트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완화 속도와 이에 따른 생산량 회복 정도△금리 및 인플레이션 등 매크로 경제 변수가 완성차 수요에 미치는 영향△서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 내 친환경차 판매량 추이△중국법인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여부 등으로 꼽았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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