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3일 기준금리 1.75%→2.25% 인상보험사, 채권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 기대감↑생보사들은 '역마진' 규모 감소할 것으로 예상건전성 취약 곳은 '근심'···상품 판매 부진 우려도
한국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의견으로 기존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아울러 금융통화위원회는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향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금리가 2.75%~3%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도 '합리적'이라고 답해 향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보험사들은 금리인상이 장기적으로 자산운용 수익성이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에 투자한다. 즉 금리인상은 곧 보험사가 받을 수 있는 채권 금리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비중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8.7%, 손해보험사는 45.7%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6월 기준 3.64%로 지난해 말(2.25%)보다 1.39%포인트 상승했는데,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향후 국채 금리 역시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미 역마진 구간에 들어서 있는 상품들의 수익성도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리확정형 부채 비중이 감소해 적립이율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됐으나, 2000년도 이전에 7% 이상 금리 확정형 상품이 판매된 후 저금리 기조로 이차 역마진까지 발행했다"며 "이번 한은의 빅스텝으로 인해 장기적 자산운용 측면에서 자산운용수익률이 좋아져 역마진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회계제도(IFRS17·K-ICS) 대비를 위해 당장 자본확충이 필요한 보험사들은 울상이다.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을 예측하지 못하고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던 보험사들은 보유 채권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회계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취약차주와 부동산PF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잠재적 신용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업권은 통상 취약 차주로 일컫는 다중채무자, 저신용등급 차주 비중이 높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같은 가계대출이 부실채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이를 우려한 듯 보험사에게 대체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한 자체적인 점검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과 해외 대체투자의 부실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대체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역시 PF대출에 대한 전수 검사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채권비율과 손실흡수능력이 외형상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보험사 부실채권비율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은행에 비해 부실채권비율이 높지않다"며 "이에 전반적인 부실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인상 기조 지속과 대내외 경제 불안정을 고려할 때 잠재위험을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가계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인 시점에서 시작된 금리인상이 보험사 상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 비용 증가로 인한 계약 해지율이 높아지거나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이상은 장기적으로 봤을때 자산운용 측면에선 분명한 호재다"라며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수익이 낮아질 가능성이 공존함과 동시에 자본 건전성이 취약한 보험사들의 경우 단기적 회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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