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고물가 전망···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것물가-임금간 상호작용 차단···물가 기대심리 낮춰야韓美금리 역전 "격차 큰 의미 없어···주변국 상황 봐야"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2.25%로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한 바 있지만 '빅스텝'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월과 5월에 이어 연속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첫 사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50%p 올린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라면서 "물가 수준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와 임금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기대 심리를 낮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내 '빅스텝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물가 상승 전개 과정이 앞으로 몇 달은 6% 조금 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3분기 후반, 4분기 초반 물가 정점을 지난 뒤 급격한 하락세보단 완만하게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예상한 흐름대로 간다면 25bp씩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한다거나, 인플레이션이 가속하거나, 경기 침체가 심화한다면 양방향 모두 우리가 생각한 베이스라인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서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정상화'를 지나 긴축으로 볼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2.25%는 중립금리의 하단에 가까워진 것"이라면서 "여기서 기준금리를 한, 두 번 더 올린다고 해서 긴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역전과 관련해서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 등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이미 금리 역전 된 사례가 세 차례 있었다"면서 "금리 격차보다 그로 인한 시장의 영향, 외환시장, 자본 시장 등을 봐야 하는 것이지 금리 차 자체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7년 IMF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자본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고 달러 외엔 다 절하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 우리나라에서만 자본이 유출된다거나 우리나라만 환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 등 다른 나라 상황들도 함께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말 기준금리가 2.75%~3%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대해 "물가 상승세가 높아서 지금 기대로는 합리적"이라고 답했다.
빅스텝으로 경기가 침체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기준 금리를 1% 올리면 경제성장률 0.2% 하락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경기 미치는 영향보다 기대심리를 꺾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시중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소비자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등 취약 차주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정부와 함께 선별적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이 예정대로 9월말 이후 종료가 되더라도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자금에 대해서는 최대 1년간 현재와 같이 0.25%의 금리를 유지한다"면서 "가계 변동금리대출의 고정금리 전환 지원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중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수준(2.7%)을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증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전망수준(4.5%)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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