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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파이터' 한은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2% 시대(종합)

'인플레 파이터' 한은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2% 시대(종합)

등록 2022.07.13 10:06

수정 2022.07.13 10:58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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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연속 금리 인상도 첫 사례작년 8월 이후 10개월새 1.75%p 뛰어고공행진 중인 물가 잡기 나서금리 역전·환율상승 위험도 고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사진=사진공동취재단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2%를 돌파했다. 2%대 기준금리는 2015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인플레 파이터'로서 물가 잡기에 나섰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0.50%p 올려 2.25%로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이 금리를 한꺼번에 0.50%p 올린 건 1999년 기준금리 도입 후 처음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상한 것도 첫 기록이다. 4월,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불과 4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1.0%p 인상됐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따라 지난 11개월간 기준금리는 1.75%p 올랐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데에는 치솟고 있는 물가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달 물가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6%까지 치솟은데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에 육박했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10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향후 물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4.0%로 역시 한 달 만에 0.6% 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미국 긴축 속도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은 기정사실화 됐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현재 한국(2.2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0.75%p로 벌어졌지만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한번이면 금리는 역전되고 만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외환시장 안정화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달러당 원화값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2일 기준 달러당 원화값은 1312.10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값이 하락하면 수입 물가가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금통위에서 이를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 양국 금리가 역전되면 원화가치 하락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물가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질 경우 경제 성장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3%를 기록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게 되면 늘어나는 이자부담과 함께 소비가 위축 되면서 실물 경기가 침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수출 둔화와 소비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한은의 금리 인상이 경기 둔화 혹은 침체를 가져올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전날(11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공행진 중인 국내 물가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인상이지만 기업과 가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금리역전 자체가 반드시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성장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경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하게 되어 과거보다 고통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원자재가격 상승 임금인상 압력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 견딜 수 있도록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비롯해 법인세 인하 등 조세부담 완화 정책이 함께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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