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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협력사 7곳, 추가 폐업···이번주 분수령 '존폐기로'

[단독]대우조선해양 협력사 7곳, 추가 폐업···이번주 분수령 '존폐기로'

등록 2022.07.18 14:37

수정 2022.07.20 07:41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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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지회 불법파업 장기화에 계약종료 예고작년부터 총 19개사 문 닫는 셈, 전체 협력사 10%도크 점거에 진수 등 후공정 중단···폐업 확대 우려사측 피해 막심, 이달말 누적손실액 6500억원 추정'새우등' 터진 원청 노조원, 이틀간 강제 부분 파업 23일부터 2주간 하계휴가, '협상 타결' 공감대 형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하청지회의 불법파업이 장기전(戰)으로 접어들면서 사내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사측과 협력사 노조간 갈등도 최대 고비를 맞았다. 당장 다음주부터 하계휴가가 시작되는 만큼, 이번 주 안으로 유의미한 타협안을 내놓지 못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 존폐 기로에 서게 될 것이란 우려다.

18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 협력사 7곳이 추가로 폐업을 예고하며 계약 종료를 알려왔다. 지난달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업체지회(이하 하청지회) 노조가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내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건조 중인 도크(배 건조 작업장)를 무단 점거하면서, 협력사들이 생산물량 제조일과 납품일을 맞추기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 협력사는 블록 제조와 용접, 도장 등 선박 건조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앞서 이달 초에는 협력사 4개사가, 지난달에는 3개사가 각각 폐업했다. 하청지회가 본격적으로 불법행위를 시작한 지난해(5개사)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12개사가 문을 닫았다. 추가 폐업을 신청한 업체까지 더하면 최소 19개사가 대우조선을 떠나게 된다. 대우조선 전체 협력업체는 대략 200여곳인데, 10분의 1에 달하는 협력사가 사라지는 셈이다. 특히 상당수 업체가 생존 위협을 받고 있어 폐업신고를 하는 업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파업은 대우조선 원청 소속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4700여명)가 아닌, 협력사 소속인 하청지회(400여명)가 주도하고 있다. 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사내 협력사 중 노조가 있는 업체 22개사 직원들로만 구성됐다. 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노조 전임자 활동 보장 ▲단체교섭 인정 ▲상여금 300% 지급 ▲대우조선과 동일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청지회는 총파업 선포식을 진행한 지난달 2일 이후 물류장 입구 차단 등 불법행위를 이어갔다. 하청지회 노조원이 아닌 협력사 직원들의 출근을 막기 위해 폭행도 행사했다. 에어호스 절단과 신나통 투척, 물류적치장 봉쇄 등 무력 행위에 이어 같은 달 11일에는 1도크 바닥 고소차 2대를 불법점거해 농성을 진행했다. 이 여파로 당초 18일 예정돼 있던 1도크 선박 진수(건조한 배를 물에 띄우는 작업) 작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진수가 중단된 것은 1978년 창립 이래 44년 만에 처음이다.

약 열흘 뒤인 22일에는 하청지회 조합원 7명이 1도크에서 건조 중이던 선박과 안벽 크레인 2기를 완전 점거했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된 진수 후공정이 줄줄이 지연됐다. 안벽에 계류한 선체에 각종 장비를 설치하는 의장 작업이나 시운전 등은 전면 연기됐고, 대우조선은 매일 약 316억여원에 달하는 매출 감소와 고정비 지출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실제 1도크 선박 진수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1개월 미뤄졌고, 집계된 누적 손실만 6000억원에 이른다. 이달 말에는 6500억원 상당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연쇄적인 공정 지연에 따라 손실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 'LD'는 현재 200억원 가량 발생했다. 선박 인도 시점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만큼, LD 손실액 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선사들의 선박 건조 계약 취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대우조선은 결국 부분 휴업에 나선다. 이날과 19일 이틀간 원청 노조 소속 야간 근로자 570여명은 휴업에 돌입하고, 이들은 평균 임금의 70% 수준만 받게 된다. 반면 파업 중인 하청지회 조합원은 기금모금을 통해 1인당 180만원 가량을 수령했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주를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이 오는 25일부터 2주간 전사 하계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그 전에는 양측이 협상 진전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말을 포함하면 올해 휴가는 2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다. 사측 입장에서는 이 기간이 사실상 파업 장기화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데드라인이다. 하청지회 역시 하계휴가 이후에는 파업 동력이 떨어지게 되고 금전적인 문제도 얽혀있는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양측 모두 하계휴가 전에 협상 타결을 마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원청노조와 하청지회, 협력사 대표, 대우조선 측은 지난 15과 16일 이틀간 '4자 회견'을 열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요구안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150여명의 하청노조 조합원 때문에 10만여명이 고용안정 위기에 빠졌다"면서 "사측이 하청지회를 달래기보다는, 전사 비상경영 선언하며 자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지법은 지난 16일 사측이 낸 집회·시위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했다. 하지만 하청지회는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회(경총)는 불법파업 행위를 규탄하며 공권력 투입을 촉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위법한 행위가 계속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우조선 하청지회 불법파업은 '노노 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원청노조는 금속노조를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청노조 파업으로 원청노조 조합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지만, 금속노조가 하청노조 편만 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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