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SK 220억 달러 투자, 미국내 새로운 일자리 의미"로이터 "61만3천개 제조업 일자리 창출, 바이든 환영"SK 2대에 걸친 한미간 우호협력···지금의 '경제외교' 기반 다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7일 새벽 3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더불어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최 회장을 직접 대면하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의 투자는 미국과 한국이 21세기 기술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투자"라고 치켜세웠다.
◆외신 "바이든 기분 좋다"···SK 투자 소식 관심 = SK그룹의 투자 발표 직후 AP통신은 "SK의 220억 달러 투자는 미국 내 새로운 일자리를 의미한다"고 백악관이 전한 SK그룹의 대미 투자 소식을 크게 다뤘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이 평가한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발표'라는 메시지를 부각시켰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반도체, 친환경에너지, 생명과학(바이오) 등 미국의 첨단기술 분야에 220억 달러를 투자하려는 계획을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에서 약 61만30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밝혔다"며 "백악관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일자리를 늘릴 수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경제지 마켓워치는 "미국은 동맹국들과 다시 협력하기 시작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의 결정을 동맹국들 간의 협력의 표시라고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획기적인 발표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동맹국들이 21세기의 기술 경쟁에서 다시 돌아와 승리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오랜 파트너들을 화나게 한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SK그룹의 220억 달러 투자는 최 회장이 지난해 11월 워싱턴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2030년까지 미국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520억 달러(68조원) 투자 일부다.
최 회장은 "520억달러 중 절반은 전기차용 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해 미국 내 탄소 감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는 이미 미국 완성차 2위인 포드자동차와 합작 사업을 통해 테네시와 켄터키에 2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70억 달러(약 9조2천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앞서 지난 5월 SK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외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등 이른바 'BBC' 사업에 총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투자액 중 국내는 179조원, 해외는 68조원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2대에 걸친 한미우호협력...지금의 성과 기반 = 이날 새벽 면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감사하다(땡큐)'는 말을 세 번 연속으로 내뱉었다. 또 '역사적', '선구자적'이란 표현을 할 정도로 SK의 투자를 크게 환영했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 면담 방식으로 '경제 외교'를 성사시킨 데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어져온 한미 우호협력이 기반을 다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이 미국과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선대회장 때부터 2대에 걸쳐 조용하고도 꾸준하게 한미 민간외교의 토대를 다져왔던 것이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우호협력으로 최 회장은 27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추모의 벽' 제막식에도 공식 초청받아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하고, 추모의 벽 건립 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었다. 추모의 벽은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들의 이름을 새긴 조형물로 한국정부 예산 지원과 민간 모금 등으로 건립됐다.
최 회장은 한미간 가교 역할은 물론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으로 해외 유학 장학사업을 진행해 국가 인재 양성은 물론 한미 간 경제협력과 우호증진에 힘쓴 공로로 2017년 '밴 플리트'상을 받았다.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에 이은 국내 최초의 부자 수상 영예였다.
재계 관계자는 "미 정부는 최태원 회장과 SK의 대미 투자 및 민간 우호 협력 활동을 높이 평가해 왔다"며 "한미 경제협력을 위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상당히 형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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