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등 은행 의존도 전년대비↑이자이익에 은행 이익 크게 늘고, 증권은 부진완전 자회사 편입 등 마친 우리금융만 소폭 감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은행 의존도 평균은 73.1%로 작년 상반기(68.8%)에 비해 4.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의존도는 금융지주사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집계했다.
개별사로 보면 은행 의존도를 50%대까지 떨궜던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모두 60%대로 다시 올랐다.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은행 의존도는 62.6%로 전년대비 5.1%포인트 높아졌고 신한금융은 61.9%로 작년보다 5.8%포인트 올랐다.
하나금융 역시 작년 상반기 71.5%였던 은행 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이보다 8%포인트 오르면서 79.5%로 늘었다. 우리금융은 88.3% 가장 높은 은행 의존도를 보였지만 전년대비로는 1.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유일하게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얼마전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자회사에 자금공급에 나섰던 점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 비은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있어야 이익 기반이 탄탄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지주사들이 앞다퉈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 M&A에 열을 올린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형 M&A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들의 덩치를 키우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그룹 전체 이익 증가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는 자회사에 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실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오히려 비은행 기여도는 떨어지면서 은행 의존도 해소는 다시 숙제로 남게 됐다. 다만 이번 실적에서 금융사들의 은행 의존도가 높아진데는 저금리로 크게 힘을 쓰지 못했던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올랐던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4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상반기만 약 19조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거뒀다. KB금융은 5조4418억원(전년대비 18.7%), 신한금융은 5조1317억원(17.3%), 하나금융은 4조1906억원(18%), 우리금융은 4조1033억원(23.5%)으로 모두 1년 전보다 늘었다.
여기에 비은행 실적을 이끌며 효자 노릇을 해왔던 증권사들의 실적이 주식시장 부진 등의 여파로 악화됐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등 이들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거의 반토막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비은행 기여도가 높아진 우리금융은 증권 계열사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에서 벗어난 은행들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역할을 해준데다, 지난해까지 실적 개선을 주도했던 증권사들이 올 들어 시장 상황으로 부진했던 측면이 있다"며 "반대로 얼마전까지 부진했던 보험, 카드 등은 오히려 올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경제 및 시장 상황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때 포트폴리오를 잘 갖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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